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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에 투자한 스톰벤처스 등 美 벤처캐피탈, '에버그린 인베스트' 사례 전수

정현수 | 2014.04.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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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남태희 스톰벤처스 경영이사, 스킵 플레시먼 에셋매니지먼트컴퍼니 파트너, 거드 괴테 지멘스벤처캐피탈 파트너, 데이비드 시머 시머벤처스 설립자
2005년 모바일 게임업체 컴투스 (39,350원 상승100 -0.25%)는 '지옥'과 '천국'을 동시에 맛봤다. 1998년 창업 이후 '피처폰 시대' 모바일게임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컴투스는 당시 증시 상장까지 준비했다. 그러나 데이터 통신비 문제 때문에 성장에 발목이 잡혔다. 그해 3월 받아든 전년도 영업이익은 2억원도 채 안 됐다. 성장을 위한 재투자를 하려고 해도 현금이 모자랐다. 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그러나 2005년 8월 미국으로부터 한줄기 빛과 같은 '구원의 소식'이 들려왔다. 스톰벤처스가 컴투스에 400만달러(약 41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나선 것이었다.

스톰벤처스는 컴투스에 단순히 자금만 대준 게 아니었다. 남태희 스톰벤처스 경영이사는 컴투스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며 꾸준히 경영자문을 제공했다.

이후 컴투스는 2007년 상장에 성공했지만 스톰벤처스는 당장 투자금 회수에 나서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컴투스와의 관계를 강화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컴투스는 2009년 미국에 진출하면서 현지법인도 실리콘밸리의 스톰벤처스 사무실에 설립했다.

스톰벤처스는 컴투스에 주목하고 투자에 경영 자문까지 하고 나선 것은 모바일 트렌드의 변화를 포착했기 때문이었다.

'통신비 폭탄'이 문제였던 피처폰 시대에는 컴투스의 비즈니스 모델에 분명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고 데이터 통신이 일반화되고 저렴해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실제로 이런 스톰벤처스의 예상은 적중했다. 2007년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전세계는 '모바일 혁명'에 들어갔다. 컴투스에 대한 평가 역시 달라졌다. 스마트폰 시대에 가장 먼저 주목받은 콘텐츠는 단연 모바일게임이었다.

스톰벤처스의 지원에 컴투스는 수익으로 보답했다. 스톰벤처스는 2012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보유 중이던 컴투스 주식의 절반 가량을 매각한다. 매각금액은 각각 58억5000만원, 144억6000만원이다. 투자금에 약 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컴투스가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에 비견되는 초기기업의 위기를 넘을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슈퍼엔젤 투자자'들의 역할이 컸다.

컴투스의 사례에서 보듯 '슈퍼엔젤 투자자'는 실리콘밸리 창업기업들에게 '구세주'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자금 지원 뿐 아니라 경영 전반에 대한 자문도 제공한다. 혁신의 첨병인 창업기업들을 뒷받침하는 '혁신 서포터즈'인 셈이다.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 '슈퍼엔젠 투자자'들이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서울을 찾아온다.

남태희 스톰벤처스 경영이사를 비롯해 스킵 플레시먼 에셋매니지먼트컴퍼니 파트너, 거드 괴테 지멘스벤처캐피탈 파트너, 데이비드 시머 시머벤처스 설립자 등 실리콘밸리의 '슈퍼엔젤 4인방'이 '2014 키플랫폼'에 강연자로 나선다. 이들은 기업의 성장을 위해 전략 자문을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에버그린 인베스트먼트' 등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남 이사는 미국에서 기업 인수합병(M&A) 변호사로 명성을 날리던 중 스톰벤처스를 설립했다. 전투기 조종사 출신의 플레시먼 파트너는 디지털의료, 모바일, 빅데이터 분야의 신생기업들을 주된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 괴테 파트너는 에너지, 친환경기술, 운송 분야 투자 전문가이며 시머는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벤처캐피탈의 공동 창업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