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프로농구(NBA) 경기장을 찾은 한 관람객이 샌안토니오 스퍼스 선수들의 사진을 찍어 다른 사람들에게 중계를 한다. 샌안토니오 선수들이 자신의 초상권 사용에 동의했다면 이 사진은 실시간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사진을 공유한 관람객은 입장권 할인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뉴미디어 환경이 불러올 새로운 풍경들이다. 23일 머니투데이 미디어가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글로벌 컨퍼런스 '2014 키플랫폼'의 뉴미디어 분과세션에서는 새로운 미디어 시대가 오면서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미래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국제 미디어 업계에서 20년 넘는 경력을 가진 매그너스 한손 스왐플래닛 공동설립자 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모바일 기기를 사용해 실시간 방송을 보는 등 리얼타임 마케팅의 기술적 문제는 다 해결됐다"며 "다양한 사용자가 실시간 방송에 한 번에 접근할 수 있도록 용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앞으로 모바일 실시간 텔레비전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유튜브 등 동영상을 제공하는 플랫폼은 이미 지나간 것이지만 실시간 TV는 새로운 분야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며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고 제공자가 이익을 보는 새 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사나 방송업계에서 고민하고 있는 새로운 수익창출이 이 분야에서 가능해질 것이라는 말이다.
한손 CMO는 하드웨어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이 소프트웨어 분야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삼성은 라이브 콘텐츠의 스폰서가 돼 생태계를 바꾸겠다고 했다"며 "비디오 콘텐츠로 삼성 제품을 홍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삼성에 플랫폼 개방성이 부족하지만 인재가 많기 때문에 MS 등 강한 브랜드와 협력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데본 해리스 애드벤트 설립자 및 최고경영자(CEO)는 직접 스파이더맨 광고를 시연하면서 인터랙티브 비디오 마케팅의 의미를 설명했다. 스파이더맨 광고가 방영되는 도중 '과거'와 '미래'를 선택하는 화면이 나온다. 소비자가 한 쪽을 선택하면 그에 맞는 화면이 나오다가 다시 '여성을 구한다', '세계를 구한다'의 선택지가 나온다. 소비자가 한 곳을 선택하면 그에 맞는 영상이 나오다가 티켓 구매 클릭을 유도하는 창으로 넘어가면서 끝이 난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실시간 데이터를 통해 어떤 상황을 클릭한 사람들이 티켓을 많이 구매했는지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게 되는 것. 이를 통해 TV 광고나 프로모션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해리스 CEO는 한 밴드의 음악프로듀서로 일한 경험을 소개하며 "전통 방식으로 제작한 리니어 버전은 큰 관심을 얻지 못했지만 몇 주 동안 아이팟 나노를 갖고 촬영을 했던 인터랙티브 버전의 반응은 뜨거웠다"며 "언론의 관심이 많아졌고 바이럴 광고까지 됐다"고 했다. 미디어 회사들이 이런 방식의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메일, 소셜 네트워킹, 데이터 등은 쌍방향 교류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비디오는 아직 단방향 스트림"이라며 "이는 일시적인 것이고 앞으로 쌍방향 교류가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성춘 KT경제경영연구소 미디어정책연구 태스크포스(TF)장은 클라우드TV가 가져올 미래를 제시했다. 그는 "클라우드TV 시대가 되면 TV는 많은 정보가 모이는 통로가 될 수 있다"며 "방송 뿐 아니라 커머스, 헬스,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방송에서 보내는 하나의 소스를 다양한 기기에서 활용하는 원소스멀티유즈(OSMU) 시대를 넘어 어댑티브소스멀티디바이스(ASMD)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ASMD는 여러 디바이스를 통해 방송프로그램 뿐 아니라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주인공, 약력, 줄거리, 여주인공이 입은 옷 등에 대한 정보까지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 TF장은 이렇게 플랫폼의 형태가 다양해지더라도 당분간 전통 미디어의 영향력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상당수 블로그 글의 아이디어는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미디어에서 오고 있다"며 "방송국에서 만드는 콘텐츠와 비전문가인 인터넷 사용자가 만드는 콘텐츠 사이의 질서는 더 명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미디어를 생산, 소비하는 방식이 다양해지더라도 전통 미디어에서 생산하는 콘텐츠는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방송 콘텐츠를 방송 외 다른 스크린으로 어떻게 가져가는지가 향후 10년간 비즈니스의 큰 축이 될 것으로 이 TF장은 내다봤다.
김세중 오블리스 온라인 마케팅 컨설팅 컴퍼니 CEO는 네이버 등에서 중국 진출 업무를 한 경험을 소개하며 변화하는 미디어 생태계 속 기업들이 어떤 마케팅을 해야 하는지 설명했다.
김 CEO는 "빅데이터를 통해 중국 웨이보 등의 데이터를 분석할 경우 기업의 위기관리 측면에서 활용할 수도 있다"며 "기업 악성 글이 나왔을 때 확산 전 기업에게 알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미디어의 성공방식, 기업과 소비자 간 커뮤니케이션의 포인트는 현지화"라며 "아시아는 언어별, 문화별, 사람특성별 차이가 있어 철저한 지역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테파니 렘케 퀀텀미디어 파트너는 이틀 전 한국 도착 당시의 경험을 소개하며 "한국 도착 후 수속이 6분 만에 끝났는데 이게 혁신이구나라고 생각했다"며 "뉴욕의 공항 수속에 2시간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은 현대적인 국가"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독자들이 새로운 유저로 나오고 있고 미디어에는 온라인 비디오, 모바일 등 새로운 기회가 있다"며 "미디어는 콘텐츠를 가공하고 데이터 폭발 속에서 유의미한 것들을 추출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미디어 산업이 다른 산업과 무엇이 다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니 크라이턴 테크크런치 아시아 담당 기자는 미디어의 미래를 글로벌화에서 찾았다. 그는 "기술을 통해 진정한 글로벌 언론을 만들 수 있고 글로벌화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유연화된 시대,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면 큰 변화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오리어리 마젤란미디어 설립자는 출판업계의 미래를 제시했다. 그는 "(출판업계가) 절망과 실패에 사로잡혀 있을 수 있지만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다"며 "컨텍스트에서 답을 찾아 누가 쓸 것인지, 누가 출판할 것인지가 아니라 어떻게 전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임스 해커 센스 앤 서스테이너빌리티(S&S) 편집장은 독립된 전문가들과 워싱턴 포스트 등의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자신들의 회사를 소개하며 "미디어는 독자가 누구인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