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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키플랫폼] 장석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총회 주제발표

진경진 | 2014.04.2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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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2014 키플랫폼' 총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 제조업체들은 '혁신 프로세스 디벨로퍼'(Innovative process developer)가 돼야 한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3일 열린 머니투데이 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4 키플랫폼'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비즈니스 모델의 와해···혁신 101'을 주제로 열린 '2014 키플랫폼' 총회 주제발표에서 장 선임연구위원은 머니투데이 기획취재팀이 9개월 동안 글로벌 100개 혁신기업들을 직접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공동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빠른 추격자 전략에 익숙한 우리는 지금까지 선도기업의 성공 요소와 궤적을 추적하는 것에 익숙했다"며 "그러나 글로벌 혁신기업들은 이 시대를 '초연결성의 시대'와 '감성 소비자의 출현'으로 정의하고 이에 맞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감성 소비자들은 이중적이다. 얇아진 지갑 탓에 여러 가지 필요 기능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혁신기술 제품이라면 남들처럼 지갑을 여는 가치소비를 한다"며 "그들은 동시에 남과 다른 차별화된 욕구도 충족하기를 원한다. 차별화된 감성 표출에 예민해 디자인을 중시하고 친환경, 삶의 질, 다양성, 생태계 존중, 사회적 책임, 공정무역, 에너지 절감 등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대한 가치를 담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에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불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들에게 지속가능성은 이제 비용의 이슈가 아닌 전략의 이슈가 됐다"고 지적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플랫폼이 이끄는 많은 가치사슬들이 와해되고 융합돼 결국 단순하고 유연한 비즈니스 모델간 네트워크로 변하게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새로운 가치사슬을 ‘비즈니스 모델 네트워크’라고 부르겠다"고 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비즈니스 모델 네트워크는 3단계로 구성될 것"이라며 3가지 미래형 비즈니스 모델로 △멀티플랫폼 △혁신 프로세스 디벨로퍼 △혁신 아이디어 제공자를 제시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멀티플랫폼은 네트워크 최전방에 자리한 거대 플랫폼"이라며 "진화한 소비자들을 운영체제(OS)와 OS의 표준에 종속된 다양한 멀티 디지털 기기를 통해 일상의 여러 영역에서 붙잡아 두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표적인 멀티플랫폼의 사례가 구글"이라며 "우리가 만난 글로벌 혁신기업의 경영자들은 한국에서는 삼성전자를 유일하게 이 모델에 근접한 기업으로 꼽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기아자동차그룹도 운영체제 생태계를 지닌 다른 기업과 아예 조직을 합칠 각오로 융합해서 멀티플랫폼으로 거듭나는 상상을 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멀티플랫폼을 추구할 정도의 규모가 되지 않는다면 멀티플랫폼에 단말기, 서비스, 시스템 등을 최대한 통합 제공하는 조력자인 혁신 프로세스 디벨로퍼를 추구할 수 있다"며 "한국 제조업체들은 특히 혁신 프로세스 디벨로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비즈니스 모델의 기업들은 표면적으로 전통적 기업간거래(B2B) 기업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전통 B2B 제조업체들이 협력사 계층 구조 속에서 제한된 사업을 영위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잠재 고객 영역을 확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네덜란드 NTS그룹처럼 80개 협력 하이테크 기업들의 리더가 돼 다양한 산업 영역에 맞춰진 생산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혁신 프로세스 디벨로퍼의 대표적 사례"라며 "ODM (Original Design and Development Manufacturer), 나아가 OMM(Original Module Manufacturer) 사업모델이 혁신 프로세스 디벨로퍼에 가깝다"고 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혁신 디벨로퍼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경우든 축적된 기술역량을 바탕으로 미래 소비 시장을 먼저 예측해야 한다"며 "여기에 응용과학을 융합해 누구라도 써야 하는 혁신솔루션, 혹은 와해성 기술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적절한 타이밍에 상용화할 수 있는 안목도 필요하다"며 "미래 소비시장을 장악하려는 멀티플랫폼 최고의 조력자가 되려면 응용과학, 디자인 역량 집단에 접속하여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제공받고 실험하고 개발하는 것이 핵심전략"이라고 밝혔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융합 비즈니스 모델 네트워크의 최후방에는 혁신 아이디어 제공자가 있다"며 "이들은 주로 창업기업이나 중소기업 등 마이크로 기업들이지만 전체 비즈니스 모델 네트워크에 혁신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자신들의 아이디어만을 고집하기보다는 고객의 문제해결에 집중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그는 "혁신 아이디어 제공자들은 에너지를 절감하거나 마케팅 인텔리전스를 확보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영역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솔루션을 제공한다"며 "멀티플랫폼 기업들을 직접 상대할 때는 주로 뇌 과학, 유전공학, 바이오 등이 융합된 인간 중심의 감성기술 솔루션이나 친환경 소재, 에너지 절감형 중간 기술과 관련된 혁신 아이디어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100개 혁신기업들은 미래를 그리는 것에만 힘을 쏟는 것이 아니라 '혁신'을 통해 빠르게 대응하려 하고 있었다"며 "이것이 그들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