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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키플랫폼] 박은관 시몬느 회장 '혁신' 벤치마킹 사례 발표

이지현 | 2014.04.2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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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관 시몬느 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2014 키플랫폼' 총회에서 자신의 혁신 사례에 대해 직접 이야기하고 있다.
# 핸드백 제조업체 시몬느를 갓 설립한 박은관 회장은 1988년 첫번째 주문을 받기 위해 미국의 한 핸드백 기업을 찾아갔다. 그러나 미팅 결과는 실패. 미국 기업 담당자는 "사람들은 2000달러 짜리 이탈리아 제품을 사지 1200달러짜리 한국 제품은 안 산다. 우리와 거래하는 이탈리아의 2개 업체는 각각 80년, 120년 된 업체다. 이런 제품의 품질을 생산한 경험이 없으면 돌아가라" 그렇게 미팅은 끝났다.

좌절한 채 호텔로 돌아간 박 회장은 이틀 간 깊은 고민 끝에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피렌체에 있는 120년 됐다는 기업도 120년 전에는 누군가 시작한 것이지 않나? 우리라고 지금 시작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나? 우리가 '처음'이 된다고 뭐가 문제인가? 경험은 부족하지만 한번 해보자" 다시 그 미국 기업을 찾아간 박 회장은 자신의 결론을 토대로 감성적으로 호소했다. 그리곤 끝으로 물었다. "우리가 '처음'이 되지 못할 이유가 뭐냐?"(Why not us?) 그렇게 박 회장은 120개의 핸드백 주문을 따냈다. 시몬느의 핸드백 사업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23일 머니투데이 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4 키플랫폼' 총회에서 박 회장이 직접 청중들에게 들려준 이야기다.

시몬느는 전세계 고급 핸드백 시장의 9%를 점유하는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이다. 미국시장 점유율은 30%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6900억원에 달했고 최근 5년간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콧대 높은 고급 핸드백 시장에서 이탈리아의 '아성'을 넘어서며 거둔 성과다. 시몬느는 현재 버버리, 지방시, 마이클코어스, 마크제이콥스, DKNY 등에 핸드백을 디자인해 공급하고 있다.

시몬느가 가진 핵심 경쟁력에 대해 박 회장은 "첫째는 풀서비스"라며 "기존의 ODM 업체들이 가진 제조, 설비 제품 생산 노하우 외에도 소재, 디자인 개발 능력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번째는 콜렉트위즈덤(집단지혜)다"라며 "바이어들과 우리가 가진 경험과 지혜를 모으고 나눈다"고 했다. 박 회장은 11년 전 시작한 마이클코어스와의 협업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마이클 코어가 미팅을 하자고 해서 뉴욕으로 갔다"며 "당시 그쪽에서 한 얘기가 '나는 내가 잘하는 것 할테니 당신들은 당신들이 잘하는 것을 해라. 우리 팀하고 같이 일하자'였다"고 전했다.

한편 박 회장은 "직원들과 일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창의적 발상, 새로운 가치, 참여 속의 변화, 논리성 뿐 아니라 감성이 중시되는 회사 등"이라며 "직원들이 생각이 자유로워야 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4년 사옥을 만들 때 연못, 농구장, 당구장, 탁구장 등을 만들었다"며 "실내에도 어디가나 테라스, 발코니가 있고 건물 안에 실내 정원이 5개 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시몬느는 직원들의 지갑을 채워주고 가슴을 채워주고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마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혁신은 전문가가 돼야 하고 존중하는 정신이 있어야 가능한데 전문가 중에서 생각이 자유롭고 호기심이 많은 구성원, 리더의 생각을 공감하는 구성이 많은 곳이 좋은 기업이고 혁신을 잘 할 수 있는 곳"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