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2014 키플랫폼] 압둘라만 엘 사에드 美 컬럼비아대 박사

이슈팀 문해인 | 2014.04.30 06:44

image
압둘라만 엘 사에드 미국 컬럼비아대 전염병리학 박사 /사진=이기범 기자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아픔을 치유하는 가장 좋은 치유법은 앞으로 또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한국 사회는 꼭 필요한 문제들을 지적해서 변화를 이끌어내길 바랍니다."

지난 23~24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미디어의 글로벌 콘퍼런스 '2014 키플랫폼' 연사로 나선 압둘라만 엘 사에드 미국 컬럼비아대 전염병리학 박사는 "세월호와 같은 참사로 깊은 고통에 빠진 대중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재발방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엘 사에드 박사와의 일문일답.

-정치학, 의학, 생물학, 공중보건학 등 여러 분야를 두루 섭렵했다. 그중에서도 전염병리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는.
▶전염병리학은 내가 흥미를 가진 모든 분야를 총괄하는 학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몸은 몸에서 시작하고 끝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개인과 사회가 내리는 모든 결정은 누가 왜 아프며 또 누가 왜 죽는 지에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의 소득 수준, 정치적 결정 같은 사회적 요인이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분석한다는 점이 전염병리학의 매력이다.

-전염병리학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연구 사례를 하나 소개한다면.
▶가장 최근에 진행한 연구는 미국 내 흑인 영아 사망률을 연구한 것이었다. 미국에서 흑인 부모가 낳은 아이가 태어난 지 1년 내에 사망할 확률은 백인 부모의 아이에 비해 3배나 높다. 많은 학자들은 그 원인이 유전자에 있다고 주장해 왔지만 우리는 흑인에 대한 사회적 불평등이 그 원인이라고 봤다. 유전자가 원인이라면 시간이 지나도 흑인 영아 사망률은 바뀌지 않아야 하지만 흑인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바뀐 지난 30년 동안 흑인 영아 사망률도 변화했기 때문이다.

-최근 세월호 참사로 한국에서는 '집단 우울증'이 우려되고 있다. 대중의 심리적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해 준다면.
▶어린 아이들의 목숨을 잃는 사건이 일어나면 사회는 정말 깊은 고통에 빠진다. 미국에서도 총기난사 사건으로 많은 아이들이 죽었다. 이런 경우 가장 좋은 방법은 앞으로 같은 일이 또 반복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그런 것들이 잘 이뤄지지 못했다. 총기난사 사건이 반복해서 발생해도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틀림없이 총기사고는 또 일어날 것이다. 한국 사회는 이미 충분히 성숙한 사회인 만큼 문제점들을 지적해 필요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사회와 건강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전염병리학자로서 머니투데이 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우리는 일터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따라서 회사가 건강한 환경을 만드는 것은 직원의 건강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직원의 건강은 직원만이 아니라 회사에도 좋다. 건강하지 않은 직원을 데리고 있는 것은 결국 회사의 돈을 낭비하는 것이다. 직원 한 명이 하루에 10분씩 담배를 피우면 연간 5만달러(약 5100만원)의 회사 돈을 낭비하게 된다는 연구도 있다. 금연 및 운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건강한 식단을 제공하는 등 직원의 건강에 투자하면 회사에도 이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