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딥러닝 기반 GPT 한계 명확…'진짜 AI'는 인간처럼 사고해야"

[2025 키플랫폼] 이정환 마인드에이아이 대표 인터뷰

김호빈 | 2025.04.28 15:11

image
이정환 마인드에이아이 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호빈 기자
"메타,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특화한 신경망 기반 딥러닝 AI(인공지능)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이정환 마인드에이아이 대표는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딥러닝은 기본적으로 데이터 기반 패턴 인식에 의존하기 때문에 구조상 '블랙박스'일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은 AI가 잘못된 결과를 내놓아도 사용자가 그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의료나 금융 분야에서 이러한 문제는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AI가 실제 비즈니스와 인간의 삶에 깊이 관여하기 시작한 만큼 △투명성(transparency) △제어 가능성(controllability) △설명 가능성(explainability)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딥러닝 기반 AI는 결과에 대한 명확한 근거 제시가 어려워 사용자가 이를 완전히 이해하거나 제어하는 데 구조적 한계가 따른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GPT 같은 LLM(거대언어모델)이 그럴듯한 오류나 거짓말을 결과로 제시하는 'AI 환각(hallucination)'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챗GPT o3와 o4 미니는 각각 33%와 48%의 환각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심볼릭 AI'와 딥러닝을 결합한 '뉴로-심볼릭 AI'를 제시했다. 인간의 사고방식을 이식한 AI 엔진 '마인드 엔진'을 개발하는 '마인드에이아이'를 설립한 배경이다. 단순한 정보 처리와 계산을 맡는 AI를 체계적인 사고와 추론 능력을 갖춘 기술로 고도화하겠다는 포부다.

이 대표는 "알파고 등장 전 실리콘밸리에서 IBM의 왓슨(Watson)을 처음 접했는데 기대했던 AI가 아니라 단지 빠른 계산기 같았다"며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추론이 가능해야 비로소 AI라고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딥러닝과 심볼릭이 보완 관계로 결합할 날이 올 거라고 예상해 심볼릭 AI 연구에 집중했다"고 덧붙엿다.


AI, '맥락' 읽어야 인간처럼 사고·추론 가능해…딥러닝은 '한계'


AI가 인간처럼 체계적인 사고와 추론 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언어를 '맥락' 중심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마인드에이아이는 자연어를 자체 개발한 데이터 구조인 '캐노니컬'로 변환해 사람처럼 추론할 수 있는 마인드 엔진으로 국제 특허를 받았다.

이 대표는 "사람의 언어는 맥락 없이는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AI가 이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컨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구조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사랑해"라는 말을 했을 때 이 사랑이 연인 간 사랑인지 부모와 자식 간 사랑인지 알 수 없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마인드에이아이는 모든 언어를 데이터 스트럭처 안에서 추론할 수 있게끔 설계했다"며 "귀납법, 귀추법, 연역법을 하나의 데이터 스트럭처로 묶은 건 우리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딥러닝은 사람이 사고할 때 사용하는 귀납법, 귀추법, 연역법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마인드에이아이는 초창기 PoC(기술검증) 제품인 '마인드익스프레션'을 통해 캐노니컬 구조의 작동 능력을 입증했다. 지금은 △데이터 전처리(Data Preprocess) △검색-증강 생성(RAG, 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AI 의사결정 모듈(Decision Intelligence) 등 세 가지 '위스덤 그래프(Wisdom Graph)' 제품군에 주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데이터가 쌓이고 의미를 갖기 시작하면 정보가 된다"며 "정보가 서로 연결되면 지식이 되고, 지식이 행동·인과관계를 가지면 지혜가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과정을 반영한 AI 구조를 '캐노니컬 위스덤 그래프 테크놀로지'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향후 마인드에이아이가 눈여겨 보고 있는 분야는 '서지컬 내비게이터'다. AI가 신체 구조를 이미지가 아닌 의미로 이해하고 수술 중 실시간으로 의사에게 도움을 주는 보조 시스템이다. 현재 회사는 수술 로봇 세계 1위 기업 '인튜이티브 서지컬'과 협업 논의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 시스템은 수술 시뮬레이션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교육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실리콘밸리, 창업 시 '리스크 프리'…"패러다임 전환 필요"


이 대표는 AI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이끄는 데 따르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실리콘밸리는 창업 과정에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많다"며 "투자 시 보증인이나 신용 담보 없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그런 구조가 확연히 부족하기 때문에 패러다임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그럼에도 제가 한국에 창업을 한 이유는 한국에서도 반드시 글로벌 AI 회사가 나와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라며 "그 흐름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뜻깊은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