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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키플랫폼]남태희 스톰벤처스 대표 인터뷰

정지은 | 2014.05.15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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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희 스톰벤처스 대표가 스타트업의 지속성장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스타트업(창업 초기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탈의 관계는 등반가와 등반도우미 사이다."

미국계 벤처캐피탈 스톰벤처스를 이끄는 남태희 대표는 "스타트업이 성공하려면 사업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벤처캐피탈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실리콘벨리처럼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 간의 교류가 활성화되면 한국 스타트업의 성장세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했다.

남 대표는 미국에서 기업 M&A(인수·합병) 전문변호사로 활동하다 2000년 스톰벤처스를 설립, 전세계 1000여 개 스타트업에 자금을 투자한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성장해 한국어는 서툴지만 한국 스타트업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다음은 지난달 23, 24일 머니투데이가 주최한 글로벌 콘퍼런스 '2014 키플랫폼' 강연 후 이뤄진 일문일답이다.

―스타트업에 주목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스타트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있다. 마치 이탈리아 탐험가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만날 수 있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에 흥미를 느낀다.

―벤처캐피탈의 역할은.
▶스타트업이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인 자금을 지원한다. 하지만 자금지원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내 모토는 '트러스트 어드바이스'(trust advice)다. 스타트업이 신뢰할 수 있는 조언자 역할을 하고 싶다.

―투자기준은 무엇인가.
▶수익성도 따져봐야 하지만 해당 스타트업의 시도가 얼마나 새로운가,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눈여겨본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들은 돈보다 개척정신을 최우선에 둔다. 투자한 스타트업이 성공하면 '새로운 시도에 참여했다'는 보람을 느낀다. 추후 들어오는 수입은 2차적인 부분이다. 이밖에 투자하려는 스타트업의 창업자가 얼마나 열정과 의지를 갖고 있는지도 점검한다. 1회성 금전적 투자로 그치는 게 아니라 함께 힘을 모아 스타트업의 성공을 이끌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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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희 스톰벤처스 대표가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의 관계를 등반가와 등반 도우미 사이에 비유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투자철학이 궁금하다.
▶부모가 돈만 준다고 아이가 제대로 자랄 수는 없다. 벤처캐피탈은 스타트업에 자금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정신적 동반자로도 활약한다. 스타트업을 큰 회사로 키우려면 창업자 혼자 힘으로는 힘들다. 창업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노하우를 전수하며 스타트업을 성공의 길로 이끈다.

―투자 후 스타트업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나.
▶꾸준히 조언하며 관계를 이어간다. 대표적인 예로 스톰벤처스가 2005년 400만달러(약 42억원)를 투자한 한국 모바일게임업체 컴투스 경영진과는 몇 달에 한 번 만났다. (그는 인터뷰 후 컴투스 경영진과 저녁을 함께했다.)

―한국 스타트업이 성공하려면.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성공한 스타트업이 새로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노하우를 전수하는 선순환구조가 구축돼 있다. 한국에도 이런 부분이 확산될 필요가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는 업체라면 실리콘밸리의 다양한 기업 및 투자자와 협력해볼 것을 추천한다.

―목표가 있나.
▶스타트업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다. 새로운 기회를 찾아가는 스타트업의 여정에 함께하는 게 목표다.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스타트업을 이끌다보면 기복이 있기 마련이다. 등반을 할 때 '셰르파' 같은 등반도우미가 있듯이 나도 그동안 쌓은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활용해 돕겠다.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에게는 블로그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시작하는 게 좋은지 성공노하우를 전달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