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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키플랫폼] 에릭 런드스트롬 '페니'(Penny) 대표 겸 CTO 인터뷰

하세린 | 2014.05.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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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런드스트롬 페니 설립자 및 최고기술책임자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2014 키플랫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람들이 머리에 통신기기를 쓰고 돌아다닐 거라고 생각해요? 미쳤어요?"

"네, 저 미쳤어요!"

웨어러블 기기가 발달하면서 스마트 안경은 더 이상 새로운 게 아니다. 구글글래스도 이미 익숙하다. 그러나 구글글래스보다 4년을 앞서 스마트 안경을 개발한 스웨덴의 한 IT업체가 있다.

'페니'(Penny)는 2002년 첫 스마트 안경 '씨웨어'(C Wear)를 내놨다. 스웨덴진흥재단(Swedish Institute)은 씨웨어를 2011년 가장 혁신적인 발명품 20개 중 하나로 선정했다. 페니를 설립하고 최고기술경영자(CTO)를 맡고 있는 에릭 런드스트롬(사진)은 지난달 23~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의 글로벌 콘퍼런스 '2014 키플랫폼' 연사로 나서 혁신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구글글래스는 '짝퉁?'…씨웨어가 구글보다 4년이나 앞서

-구글글래스가 씨웨어를 베꼈다는 건가.
▶2008년 스톡홀름에서 웨슬리 찬 구글벤처스 연구원과 만났다. 그에게 씨웨어를 보여줬는데 당시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시스템과 구글폰을 만드느라 너무 바쁘다며 스마트안경에는 관심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얼마 뒤 씨웨어와 매우 비슷한 제품을 내놓더라. 현재 구글글래스도 초기 씨웨어 모델과 매우 비슷하다.

그러나 구글글래스는 단순히 화면에 이미지를 투영할 뿐이다. 거울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용자는 화면 너머를 보지 못한다. 그래서 한쪽 알만 있는 안경 형태인 것이다. 그런데 씨웨어는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화면 배경이 투명해서 화면 너머도 볼 수 있다. 그래서 양쪽 안경알 모양이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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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가 개발한 스마트 안경 '씨웨어'(C Wear)의 모델. /사진=페니 홈페이지

◇냉장고에 인터넷 기능 다는 게 끝? '냉장고 속'까지 들여봐야

-증강현실을 구현하겠다고 했는데.
▶페니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을 넘어 증강현실(실세계에 3차원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을 구현하려고 한다. 씨웨어를 통해 수술을 하는 의사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맥박과 혈압 등 환자에 대한 정보를 안경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수술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또 소방관들은 양손으로 호스를 잡은 채 안경을 통해 건물 구조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증강현실은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사람들은 모뎀을 사용하고 있는데 초고속인터넷에 대해 말하는 느낌이랄까. 지금은 증강현실을 위한 기반시설이 '석기시대 수준'이다. 그러나 기반시설만 갖춰지면 증강현실은 폭발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사물이 사람에게 말을 걸어오는 시대가 올 것이다. 세탁기에 빨래감을 넣으려고 할 때 세탁기가 "1시간 뒤에 세탁하면 전기료가 더 싸다"고 말을 걸어오는 그런 시대 말이다.

◇중소기업끼리 포인트 주고받고…사업자금 마련도 '혁신적'

-사업자금은 어떻게 마련하는지.
▶페니는 '페니 네트워크 얼라이언스'라는 협력망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비슷한 상황의 기업들이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기업을 두고 서로의 주식을 구매하고 포인트를 주고받는 방식을 사용한다.

각 회원은 네트워크상에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하거나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다. 거래는 포인트 형태로 이뤄지고 나중에 포인트를 받은 사람도 이를 그룹 내에서 쓸 수 있다. 비즈니스를 성사시키면 양쪽 모두 포인트를 받아 시장을 키워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