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전세계 4만km를 돌며 찾은 실행력의 '묘약'

[2015 키플랫폼] 머니투데이 특별취재팀 9개월에 걸친 글로벌 대장정

특별취재팀= 정진우, 조철희, 이미영 기자 | 2015.04.23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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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km. 지구 한바퀴 거리다. 서울과 부산을 50차례 왕복하는 거리와 같다.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컨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을 준비한 특별취재팀은 우리 기업들의 실행력을 되살릴 수 있는 '비법'을 찾기 위해 지난 9개월 간 4만km를 종횡무진하며 전세계를 누볐다.

그렇게 미국, 유럽, 일본 등 전세계의 글로벌 혁신기업 50곳과 혁신 전문가 50명을 만났다. 그 결과, '양손잡이 기업'(Ambidextrous Enterprise) 모델이라는 해법을 찾아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서울과 암스테르담을 하루만에 왕복하고, 스웨덴 북부에서 키보다 높게 쌓인 눈과 눈보라를 헤치며 나아가는 '극한체험'을 해야 했다. 미국 클리블랜드 소재 기업을 찾아가기 위해 항공기를 4차례 갈아타며 18시간을 날아가기도 했다.

특별취재팀은 기자 4명으로 꾸려졌다. 취재 준비는 지난해 8월 시작됐다. 우리 기업들의 혁신성을 되찾을 방법을 찾기 위해 혁신경영 이론과 혁신기업들의 사례에 대한 연구에 들어갔다. 전문가 초청 워크샵과 밤샘 토론이 5개월 간 거듭됐다. 그 결과, 우리 기업들의 혁신을 위해서는 '실행력 복원'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렇게 특별취재팀은 지난해말까지 취재 방향 설정과 기본적인 '이론적 무장'을 마쳤다.

본격적인 해외 취재는 올초부터였다. 가장 먼저 '혁신의 성지(聖地)' 실리콘밸리로 향했다. 그곳에서 대표적인 글로벌 혁신기업인 이베이, 시만텍, CA테크놀로지 등의 경영진들을 만났다. 이들이 강력한 실행력을 유지하며 끝없이 혁신에 성공하는 비결을 찾기 위해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다.

그 결과, 기존 핵심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신사업 '탐색'에도 역량을 집중한다는 공통점을 뽑아냈다. 중요한 것은 '탐색' 그 자체가 '실행'이라는 점이었다. 이들은 신사업 아이디어가 나오면 이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시간을 보내는 대신 즉시 고객에게 타진하고 시제품을 만드는 방식으로 '탐색'을 거듭했다. 이는 미국 동부에서 만난 제너럴일렉트릭(GE)나 코닝 등 100년 넘은 장수기업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를 이론적으로 체계화시켜준 이는 '실리콘밸리의 구루(스승)' 찰스 오레일리(Charles O'Reilly)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였다. 오레일리 교수는 오랜 연구를 통해 찾아낸 혁신기업들의 '성공 방정식'을 취재진에게 전수해줬다. 바로 '양손잡이' 전략이었다. 기존 사업에 대한 극대화된 '활용'과 신사업에 대한 끊임없는 '탐색'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2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모델이었다.

취재팀이 찾은 유럽의 혁신기업들도 비슷했다. 날개없는 선풍기와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를 처음으로 개발한 영국 생활가전업체 다이슨, 40년만에 1만8000배나 성장한 독일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전문업체 SAP, 스웨덴 북부 광산촌에 페이스북 데이터센터를 유치한 노드폴(Node Pole) 등은 핵심사업 강화와 신사업 탐색에 모두 능한 '양손잡이'들이었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수평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개방적 조직문화'와 불안하더라도 직원들을 믿고 맡기는 임원 등 경영진들의 '인내력'이었다. '양손잡이' 전략이 우리 기업들에서 성공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전제조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