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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아돌프손 스톡홀름대학교 교수(오른쪽에서 두번째)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Back to Zero: 담대한 실행'을 주제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의 '스웨덴의 실용적 창의교육' 분과세션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
#대학생이 아닌 대학교수가 기업 인턴 생활을 한다. 스웨덴 스톡홀롬 대학교이 운영하는 '노티스(NOTIS)' 프로젝트다. 인턴 생활을 하면서 대학교수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고민할 수 있다. 기업인들과 직접 만나 기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네트워크도 형성할 수 있다. 지금까지 노티스 프로젝트에 참여해 기업에서 인턴 생활을 한 대학교수와 연구진들은 750명에 이른다.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Back to Zero: 담대한 실행'을 주제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의 첫 날 '스웨덴의 실용적 창의교육' 분과세션에서 공개된 스웨덴 창의교육의 비밀은 '체험'과 '협업'이었다.
한스 아돌프손 스톡홀롬 대학교 교수가 설명한 노티스 프로젝트는 대학교수가 '인턴 생활'을 통해 기업을 체험하고 기업과 협업하는 프로젝트다.
아돌프손 교수는 "스톡홀롬 대학교 동문 중 기업활동을 하는 사람들과 교수들을 이어줘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도왔다"며 "워크숍, 세미나를 주기적으로 개최해 교수의 네트워크 뿐만아니라 학생들에게 기업인들을 연결시켜주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약 750명의 교수와 연구진들이 80개 회사에서 인턴활동을 했다"며 "대학교수가 학교에서 벗어나 경험을 해보면서 학생들의 역량을 끌여 올려줬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표적인 체험과 협업 사례로는 데몰라(Demola) 프로젝트가 꼽힌다. 데몰라는 스웨덴어로 체험이라는 뜻이다.
데몰라 프로젝트는 산학협력 프로젝트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로 구성된다. 공과대는 물론 인문대, 경영대 학생들까지 참여한다. 데몰라 프로젝트는 현재 6개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60여개 대학에서 약 20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데몰라 프로젝트를 소개한 피터 비아반드 린셰핑 대학교 교수는 "학생들이 모여 팀을 구성하고 여기에 기업들과 지역사회가 모여 공동의 과제를 고민하면서 해결책을 찾아낸다"며 "지식을 습득하고 연구한 뒤에 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협업을 하면서 배우고 고민을 공유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아이디어로 기술이 개발되면 저작권은 학생들에게 귀속되고 좋은 아이디어는 회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는다"며 "만약에 회사가 솔루션을 인수하지 않겠다고 하면 학생들이 알아서 소유권을 가지고 다른 방면에 적용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많은 아이디어가 기업에 팔리는 등 비즈니스화됐다.
전문가 집단이 아닌 대중과 접촉해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도 있다. 일반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의 불편함을 가장 잘 찾아낼 수 있고 해법 역시 가장 잘 알고 있어서다.
스테판 홈리드 린셰핑 대학교 부교수는 "창의적 아이디어는 전문가 집단, 엔지니어들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학생들 자체적으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지역사회 문제를 접근하고 문제에 직면해 있는 사람들과 만나 창의적인 해답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홈리드 교수는 "실제 산업디자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폐기물 감축, 대중교통 문제 등 지역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과제를 낸다"며 "학생들은 이 때 직접 각 문제에 직면해 있는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듣게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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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위버그 룬드대학교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Back to Zero: 담대한 실행'을 주제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 분과세션4 스웨덴의 실용적 창의교육에서 창의적 교육학을 뒷받침하는 원동력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임성균 기자 |
또 "그룹단위의 활동을 할 때 구두 발표, 연구 활동, 연구제안서, 프리젠테이션 등을 통하면서 학생들간 소통을 늘리려고 한다"며 "학생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체험과 협업은 오랜 스웨덴 교육의 결과였다. 어반 알린 스웨던 국의장은 "개인과 조직은 일상에서 벗어나 사회의 다양한 부분과 연계해 새로운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며 협업을 강조했다.
스웨덴이 올해 글로벌 혁신지수 3위를 기록한 것은 교육시스템의 역할이 컸다. 알린 의장은 "스웨덴은 국가, 재계, 대학이 잘 연계되는 전통이 있어 대학에서 많은 창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스웨덴 교육은 기업에서 그룹활동을 실습해 팀워크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체험과 협업의 바탕에는 평등이 깔려 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존중하고 배워야 한다는 평등의식이 없으면 대학교수가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전문가가 아닌 대중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는다는 생각도 나올 수 없다.
알린 의장은 "스웨덴의 교육은 조직간 경계 없는 협업과 평등을 가장 중요시 한다"며 "이같은 교육시스템 아래 조직의 혁신이 일어나고 창의성이 발현된다"고 말했다. 레플러 교수 역시 "과학적인 창의성을 육성하고 지속적으로 키워주기 위해서는 평등한 관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