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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오 오가키 게이오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사진=김상희 기자 |
가까운 일본도 우리나라와 상황이 다르지 않다.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제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저출산 문제 해결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이런 저런 대책을 써봐도 만족스러운 효과를 얻지 못했다.
지난 8일 일본 도쿄에서 만난 마사오 오가키 게이오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저출산은 결국 가치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많은 대책을 내놓아도 가치관 자체를 변화시키지 못하면 성과를 얻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오가키 교수는 "아이가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보다 적더라도 한명 한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자리 잡았다"며 "가족의 중요성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가 있어야만 아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 분야 중 하나인 '행복의 경제학'을 통해 현재의 우리들이 물질적인 것에서만 행복을 찾으려 하고, 가족, 친척과의 유대감으로는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오가키 교수는 "한국의 자살율이 높은데 물질적으로 풍족해도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일본도 자살의 주요 이유가 경제적인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인 부탄에서도 자살이 있지만 경제적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가치관 변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역시 교육 밖에 없다고 말한다. 특히 교육을 통해 '에우다이모니아'를 길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에우다이모니아는 그리스어로 '행복'을 나타내는 말로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핵심 개념 중 하나다. 구체적으로는 개인이 자신을 위한 이익을 얻어서 느끼는 행복이 아니라 공동체에 공헌할 때 느끼는 행복감을 말한다.
오가키 교수는 "오사카대학교의 오타케 후미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어렸을 때 그룹학습을 시키면 이타심과 유대감을 만들어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서구권에서도 학생들에게 돈을 주고 자신에게 돈을 쓰는 그룹과 남을 위해 쓰는 그룹을 나누어 실험을 했더니, 자신을 위해서 돈을 쓰는 것 보다 남을 위해 돈을 쓰는게 행복하다는 결론을 얻은 실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것이 그 동안 우리가 잊고 살았던 에우다이모니아인데, 교육을 통해 에우다이모니아를 일깨워주면 저출산 문제의 해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