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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이 바꾸는 中 농촌…디지털신분증에 달라진 삶

[2018 키플랫폼 키맨 인터뷰] 왕장펑 스지후렌그룹 이사장

중관춘(중국)=키플랫폼 특별취재팀 | 2018.03.30 07:00

편집자주 |  글로벌 경제의 빠른 변화 환경을 심층 조망해 새로운 기회 요인을 포착하는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이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하는 탈중앙화 현상에 초점을 맞췄다. 탈중앙화를 핵심가치로 내포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의 실제를 파헤치고, 공정·투명·참여의 가치를 좇는 미래의 주권자 '1020 밀레니얼 세대'의 인식구조를 해부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기업가 인터뷰 시리즈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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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지후렌 그룹 왕장펑 이사장이 렌신통 관련 회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지후렌

올해 초 중국 허난성 란카오현 정부는 공안부, 중국 발전개혁위원회와 함께 '렌신통'(链信通)이라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신분증을 선보였다. 지난해 9월 란카오현 정부가 인터넷기업인 스지후렌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를 맺고 통신후렌데이터관리유한회사를 만들어 개발한 것이다. 란카오현 주민들은 모바일로 렌신통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회원가입을 하고 디지털신분증 신청해 발급받을 수 있다. 중국 공안국이 인정하는 유일한 디지털신분증이기도 하다.

중국 최초의 블록체인 기반 신분증명 시스템을 만든 스지후렌그룹의 왕장펑 이사장(사진)을 베이징에서 만나 관련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그는 다음 달 19~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리는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2018 키플랫폼'에 참석해 '중국 정부의 실험, 블록체인이 바꾸는 중국 농촌'을 강연한다.

-렌신통은 어떤 기능을 하는가.
▶중국 농촌은 호구제도가 미비해 농민들은 자신이 자신임을 증명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정부 기관이나 병원, 은행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데도 힘이 든다. 이를 개선하고자 했다. 우선 해당 농민의 기본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디지털신분증을 발급한다. 이후로 다른 기관을 이용할 때마다 데이터를 쌓아 신용을 높여가면서 또 다른 기관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프로세스다. 이 때 농민 개인은 자신의 데이터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보호받는다. 이제 농민들도 정부 기관에서 편하게 업무를 볼 수 있고, 은행 대출이나 호텔 예약, 택배 등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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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지후렌에서 개발한 기기를 통해 중국 최초의 디지털 신분증 발행을 하고 있는 란카오 주민들. /사진제공= 스지후렌
-앞으로 디지털신분증을 통한 농민들의 편의가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나.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해 올해 2월까지 개발 1기가 끝났다. 1기에서는 신분증 개발에 필요한 각 데이터를 정부와 병원, 은행 등 농민들이 필요로 하는 시설로부터 받아 블록체인으로 연결하는 인프라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리고 농민들이 사용하는 앱 개발부터 오프라인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장비들을 설치해 이를 모두 연결했다. 올해 4월부터 2기가 다시 시작된다. 주로 금융 대출에 초첨을 맞췄다. 금융기관이 농민들에게 쉽게 대출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다. 정부의 빈곤구제자금도 2019년부터 이 시스템을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대출금이 용도에 맞게 쓰였는지, 빈곤구제자금이 제대로 전달됐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신분증 개발에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국민의 데이터를 국민에게 돌려주자는 취지다. 현재 많은 국민들의 데이터를 기업들이 가지고 있다. 물건을 사도, 병원에 가도, 대출을 해도 개인의 데이터를 개인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나 기관이 가지고 있다. 데이터를 개인이 가지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이 필요했다.

-다른 지역까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 있는가.
▶렌신통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공공 서비스나 금융 서비스를 개인이 이용하면서 개인의 신용을 더 높일 수 있게 한 모델이다. 신뢰도를 쌓은 데이터를 통해 개인이 더 많은 공공·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란카오 모델'이라고 부른다. 이 모델을 100개 도시에 먼저 적용해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이후 전국 2862개 도시로 확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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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열린 란카오현 금융개혁실험회의에서 공개된 중국 공상은행의 농민 대출 현황 데이터. 디지털 신분증을 통해 얼마나 많은 농민에게 대출이 실행됐으며 대출 잔액와 대출 경로도 자세히 나와있다. / 사진제공= 스지후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