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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기술과 기존 이해집단의 저항…“정교하게 대응하라”

[2019 키플랫폼]특별세션 '과학기술 혁신의 내일을 만나다'… "과학기술, 혁신성장시대 여는 열쇠"

서진욱 강민수 | 2019.04.2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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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창립 20주년 기념 제7회 글로벌 컨퍼런스 '2019 키플랫폼'(K.E.Y. PLATFORM)의 특별세션 '과학기술 혁신의 내일을 만나다'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좌장인 최희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장, 김상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 리사 에릭슨 스웨덴 왕립공과대학교 혁신팀장, 앤더스 헥터 주한 스웨덴 대사관 과학혁신 참사관. /사진=이기범 기자.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 물결과 함께 전 세계에서 혁신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혁신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는 무엇일까. 한국과 스웨덴 전문가들이 꼽은 혁신성장의 열쇠는 ‘과학기술’이다.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창립 20주년 기념 제7회 글로벌 컨퍼런스 ‘2019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는 과학기술 혁신성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혁신성장 이끌 ‘과학기술’… “규제 혁파 필요하다”= 김상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은 이날 ‘과학기술 혁신의 내일을 만나다’ 특별세션에서 과학기술 육성과 규제 혁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우리는 과학기술이 모든 분야 발전의 중심이 되는 과학기술중심사회에 살고 있다”며 “어떤 분야도 과학기술 없인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기술은 미래 이슈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으며,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혁신성장을 위해선 과감한 규제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김 원장은 “다보스포럼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작년 글로벌 경쟁력 순위는 세계 15위인데 비해, 정부 규제로 인한 경제활동 부담 수준은 140개국 중 79위”라며 “캄보디아, 방글라데시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맥킨지·아산나눔재단 조사에 따르면 세계 100대 신사업 모델을 한국에서 펼쳤을 경우 57개가 불가능하거나 제한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원장은 “올 초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했으나 여전히 규제 개선은 쉽지 않은 문제”라며 “새로운 기술이 나왔을 때 기존 이해관계집단의 저항에 대해 정교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에 대한 그릇된 정보로 생기는 막연한 불안감도 문제”라며 “혁신성장을 고려할 때 규제를 중점 요소를 다루지 않으면 혁신 시스템이 완성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세계적인 혁신국가로 꼽히는 스웨덴 관계자들 역시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 개선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앤더스 헥터 주한 스웨덴대사관 과학혁신참사관은 “스웨덴 정부는 디지털 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법적 장애물에 대해 조사했다”며 “법률적 규제, 규제 불확실성, 규제가 아예 없는 분야 등 3가지 문제가 존재했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 관련 분야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매우 많다”며 “기술을 파악하고 한발 앞서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 좌장으로 나선 최희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은 “각계각층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연결되는 지금,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합리적이고 신뢰할 만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미래 기술에 대비한 규제, 법규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아래 유망 과학기술 ‘연결’ 확산=이날 특별세션에서는 유망 과학기술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고병열 KISTI 미래기술분석센터장은 “2010년까지 다양성이 존중되는 유망 기술 시대였다면 2011년부터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깃발을 따라가고 있다”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3차원 프린팅, 로봇, 사이버 안보 등이 서로 연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 센터장은 민간과 정부 영역의 관심 분야가 다르게 나타났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민간의 경우 IoT를 중심으로 가상현실(VR), AI, 3D 프린팅에 관심이 집중됐으나, 정부 영역에서는 로봇, 3D 프린팅 등 제조 인프라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았다. 고 센터장은 “주요 관심 기술이 다르기 때문에 기술 개발을 위해 선정하는 데이터 종류가 다르며, 향후 기술 육성 전략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망 과학기술도 소개됐다. 임현 KISTEP 선임연구위원은 제조업에서 소재 부문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소재 분야는 제조업 부가가치의 49.3%, 제조업 생산의 47.8%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은 “스마트 로봇이나 자율주행자동차가 발전하려면 초경량·고강도 소재가 필요하다”며 “소재 산업과 최종 산업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발전을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KISTEP이 선정한 10대 유망 소재는 △바이오 플라스틱 필름 △대체 소재 △3D 프린팅 기반 인공 장기 △고체 전해질 △수송용 고속 충전·방전 배터리 △초경량 수송체 △핵융합물질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자율 수명제어 화학 소재 △웨어러블(착용형) 기기다. 임 위원은 “유망 소재 기술의 핵심은 환경, 바이오, 에너지, 전자공학 등 4가지”라며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가 뛰어난 기술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콥 할그렌 주한 스웨덴 대사는 특별세션 환영사에서 “과학기술은 상대적으로 작은 국가가 세계 시장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열쇠”라며 “경제뿐 아니라 스웨덴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적 번영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