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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블록체인 물결, 산업구조 싹 바꾼다"

[2019 키플랫폼]임성은 디콘 대표 "블록체인 '평가절하'?… 뒤쳐지는 지름길"

서진욱 | 2019.04.2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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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은 디콘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2019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 '글로벌 블록체인 그리고 토큰 이코노미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기조특강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거인(글로벌 대기업)들이 움직이고 있다. 블록체인 파급력은 산업구조를 재편할 정도로 엄청나다."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창립 20주년 기념 제7회 글로벌 컨퍼런스 '2019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임성은 디콘 대표(사진)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블록체인은 관망할 기술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큰 이코노미 컨설팅 업체 디콘을 이끄는 임 대표는 '블록체인 그리고 토큰 이코노미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강연했다.

임 대표는 페이스북, 텔레그램, 라인, 카카오 등 기업들이 암호화폐(가상통화) 발행에 나선 사례를 거론하며 "암호화폐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 없이 분산원장 개념으로는 기업 입장에서 비용적인 가치가 떨어진다"며 "블록체인 기술이 암호화폐와 결합하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암호화폐 상용화를 위해선 성능, 사용성, 변동성, 규제 불확실성 등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드웨어 업체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경우 소프트웨어 업체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생산 기업인 삼성전자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에 종속된 상황을 블록체인 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 임 대표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탑재한 암호화폐 지갑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암호화폐를 발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결국 블록체인의 본질은 P2P(Peer to Peer, 개인 대 개인) 통신이다. 피어(사용자) 숫자가 많아야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다"며 "이미 삼성전자과 같은 하드웨어 업체들은 수많은 피어를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하드웨어 업체뿐 아니라 대규모 사용자 기반을 갖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모바일메신저 업체들도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내놨다. 임 대표는 "페이스북에 블록체인 금융 사업에 뛰어든 가장 큰 이유는 피어가 많기 때문이다"며 "페이스북의 '왓츠앱'이 스테이블 코인으로 얻을 이익이 2021년까지 연간 30억~190억달러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플랫폼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발판으로 금융 영역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금융 인프라를 갖출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임 대표는 "비트코인 가격으로 블록체인 가능성을 점치거나 평가절하하는 건 시장에서 뒤쳐지는 지름길"이라며 "범용성을 갖춘 블록체인 기술을 먼저 도입하는 기업들이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록체인 기술 도입으로 삼성전자가 비자카드, 페이스북이 은행 역할을 대체하는 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