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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당국이 혁신적 사고 해야 핀테크 발전"

[2020 키플랫폼-키맨 인터뷰]

김상희 조철희 | 2020.05.1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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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 헌터 오크노스 최고정보책임자/사진제공=오크노스
비대면(Contactless) 경제활동은 코로나(COVID-19) 대유행 이전부터 디지털 기술의 힘을 빌려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이미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 됐고 새벽배송 등 편의성이 강화된 서비스들까지 등장했고 극장이나 패스트푸드 매장, 기차역 등에서 키오스크로 주문·발권하는 일도 흔했다. 대면이 필요한 오프라인 경제활동은 줄어들었다.

금융 분야에선 기술(technology)과 융합한 핀테크(fintech)가 비대면 서비스로 성장하던 중 코로나 유행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다. 과거에는 예금, 대출, 보험 가입, 신용카드 발급 등을 금융기관 영업점을 방문해야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금융 업무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서 터치 몇 번으로 할 수 있다.

코로나 대유행에 따른 팬더모니엄 이후(포스트 팬더모니엄) 새롭게 펼쳐질 미래상과 한국 기업들의 대응 전략을 제시할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컨퍼런스 '2020 키플랫폼'(K.E.Y PLATFORM 2020)이 글로벌 핀테크 유니콘(10억 달러 이상 가치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들과 인터뷰해 이 분야의 성장 포인트를 짚어봤다.


영국의 핀테크 기업 오크노스(OakNorth)가 중소기업 대출·신용평가 플랫폼으로 주목받는다. 2017년 유니콘 기업이 된 오크노스는 머신러닝·빅데이터 분석 등 첨단기술을 적용한 신용평가 플랫폼이다. 중소기업들에 대한 정교한 신용평가 모델을 기반으로 한 이 플랫폼을 현재 전세계 각국의 금융기관들에 제공하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오크노스의 션 헌터 최고정보책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핀테크 기술에 대해 들어봤다.

-오크노스 비즈니스가 기존 금융과 차별화된 점은 무엇인가.
▶기존 신용평가와는 달리 기계학습을 활용한다. 수십 년간 축적한 신용 관련 전문성과 거대한 데이터를 사용해 평가 모델을 개선했다. 이를 통해 대출받는 중소기업들은 보다 빠르고, 효과적이며, 향상된 금융 서비스를 경험하게 된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기업이 금융기관에 대출을 신청하면 대출 가능 여부에 대한 답변을 듣는 데 몇 달이 걸리기도 했다. 오크노스 서비스는 이러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빠르게 대출 가능 여부를 확인해 기업들이 바로 사업 관련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디지털 기술은 어떻게 활용하나.
▶차세대 신용 및 모니터링 플랫폼은 기계학습, AI(인공지능) 등 다양한 기술을 포함한다.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는 대출자가 제출한 과거에 대한 자료와 해당 기업의 성격을 제대로 반영하기 힘든 표준 헤어컷(가치 하락 증권의 장부 가치 현실화)에 근거한 시나리오 분석 등에 의존했다. 오크노스는 적절한 내부 자료와 다양한 경로의 제3자 제공 데이터 수집으로 신용 분석의 정확도를 향상시키고, 벤치마킹과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대출자의 사업 성장에 대한 미래 지향적인 견해를 도출해낸다.

-구체적으로 오크노스 고객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무엇인가.
▶신속한 거래와 맞춤형 융자로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신용 관련 업무가 개선된다. 또 각종 비용과 시간을 줄여줌으로써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 오크노스 목적은 중소기업이 성장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자금 차입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핀테크 기술은 민감한 금융 정보를 다뤄 규제 문제와 항상 연결된다. 이 부분은 어떻게 해결했나.
▶오크노스는 정부, 규제 당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당국이 미래지향적 사고를 하고, 혁신 친화적이며, 신규 시장 진입자들을 지원해 핀테크와 금융 서비스 부문의 경쟁을 장려했다. 해외 진출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세계 각국의 중소기업들이 지역사회와 경제의 근간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세계 여러 나라 정부가 오크노스 비즈니스의 취지를 적극 지지한다. 영국을 예로 들면 핀테크 브릿지(영국 핀테크 산업의 해외 진출 증진을 위해 무역 장벽을 제거하는 협정), 규제 샌드박스(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유예하는 제도), 국제무역부 주도 핀테크 무역 사절단 등의 정부 활동에서 잘 나타난다.

-핀테크 생태계는 어떻게 발전하나.
▶기업 성장을 위한 올바른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기업 문화, 사명, 비전, 가치에 달려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기업이 어느 나라에 있는가도 중요하다. 영국의 경우 세계 대학 순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학교가 4곳이 있을 만큼 우수한 인재들이 많고, 런던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금융센터가 있다. 또 미래 지향적이고 혁신 친화적인 규제 담당자들, 다양한 국제 투자자들 덕분에 영국의 핀테크 기업들은 큰 혜택을 받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오크노스와 같은 기업들이 번창할 수 있는 완벽한 생태계가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