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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유니콘 가는 길 달라…위기일수록 혁신 더 끌어올려야"

[2020 키플랫폼]유효상 숭실대학교 교수

권혜민 강민수 | 2020.05.2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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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상 숭실대 교수가 28일 오전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0 키플랫폼' 총회(팬더모니엄 그 이후 : 써로게이트 이코노미의 출현)에서 '반환점에 선 유니콘'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코로나19(COVID-19)는 전세계에 전례 없는 충격을 안겼다. 한때 ‘혁신의 상징’으로 불린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우버, 에어비앤비, 위워크 등도 어려움을 겪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편에선 혁신으로 반짝이는 유니콘기업(자산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보단 사막의 뙤약볕을 견뎌내는 낙타 같은 적응력을 가진 기업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혁신보다 당장의 생존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국내 최고 유니콘기업 전문가 유효상 숭실대학교 교수의 생각은 달랐다.

유 교수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의 글로벌 콘퍼런스 ‘2020 키플랫폼’(K.E.Y. PLATFORM 2020)에서 “낙타와 유니콘이 가는 길은 다르다”며 “지금 당장은 낙타를 타고 사막을 건널 순 있겠지만 사막이 끝난 뒤엔 유니콘처럼 날아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상황이 어렵다고 혁신을 포기한 채 생존에 급급하면 위기상황이 지난 후 도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니콘의 특징은 ‘기습적 성장’을 뜻하는 ‘블리츠스케일링(Blitzscaling) 전략’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짧은 시간에 빨리 성장해 기업의 가치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린다. 성장보단 생존이 제1목표인 낙타와 다른 점이다. 현재 글로벌 기업은 대부분 유니콘으로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구글 등 전세계 시가총액 상위기업이 모두 해당된다. 유 교수는 “미래에 주도적 역할을 할 기업 역시 현재의 유니콘 중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유니콘은 미국과 중국에 집중됐다. 테크크런치, 월스트리트저널, CB인사이트, 후룬리포트 등 주요 매체에 따르면 올 2월1일 기준 737개사 중 중국이 293곳, 미국이 284곳으로 각각 40%, 39%를 차지한다. 한국은 12곳뿐이다. 정부는 이를 2021년까지 20곳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유 교수는 “유니콘 수 늘리기가 정책목표가 돼선 안된다”고 우려했다. 유니콘이 비상장사로 남아 있다는 것은 수익이 나지 않거나 비즈니스모델이 정립되지 않았다는 의미란 이유였다. 대신 유 교수가 강조한 것은 성공한 유니콘, 즉 ‘엑시콘’(Exitcorn)을 늘리는 일이다. 이들은 IPO(기업공개)나 M&A(인수·합병)로 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기업이다. 국내에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된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유일하다.

유 교수는 ‘곧’(Soon) 유니콘이 될 ‘수니콘’(Soonicorn) 집중육성도 주문했다. 기업가정신에 대한 선행교육과 비즈니스모델 연구소 설립을 통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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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상 숭실대학교 교수가 28일 오전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0 키플랫폼' 총회(팬더모니엄 그 이후 : 써로게이트 이코노미의 출현)에서 주제발표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