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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가 본 R&D "예산을 최적화하라"

[2020 키플랫폼]피터 윌아웃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선임과학기술혁신담당관

권혜민 정경훈 | 2020.05.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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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윌아웃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선임과학기술혁신담당관이 28일 오후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0 키플랫폼' 분과회의(국가과학기술 체계 패러다임 시프트와 오픈 사이언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R&D(연구개발) 예산을 최적화하라. 창의적인 정신을 육성하라. 국제협력을 강화하라."

15년간 한국의 경제성장과 과학기술 혁신을 지켜봐 온 피터 윌하우즌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선임과학기술혁신담당관이 제시한 한국 R&D의 과제다.

윌하우즌 담당관은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2020 키플랫폼'(K.E.Y. PLATFORM 2020)에서 "한국이 글로벌 혁신강국이 되려면 계속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윌하우즌 담당관은 한국의 R&D 투자와 성과에 대한 찬사로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한세대 만에 최빈국 중 하나였던 한국이 전세계 가장 부유한 국가로 발전했다"며 "한국의 R&D 투자는 GDP(국내총생산)의 4%대로 매우 크게 증가해 현재 2% 수준인 네덜란드를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이 발표한 '2020년 블룸버그 혁신지수'에서 2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기준 특허 출원건수는 세계 6위라는 점도 소개했다.

동시에 "한국의 R&D 시스템은 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윌하우즌 담당관은 "이제까지 한국 성공의 핵심 요소는 '돈, 연구, 교육, 시설'이었는데, 이것 만으로는 불충분하다"며 "코로나19가 유행하기에 과거에 비해 더 크게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윌하우즌 담당관이 첫번째 과제로 꼽은 것은 R&D의 효율성 제고다. 그는 "한국의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상용화 역량이 떨어져 뛰어난 R&D 역량이 제품과 일자리로 이어지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정 기술이 수익 창출 단계에 이르기 위해선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 간 협업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기업이 필요한 기술을 대학이 연구하면 그 결과를 바로 상용화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글로벌 이노베이션 인덱스 2019' 평가에 따르면 한국의 특허출원은 1위인 반면, 산학협력은 26위 수준에 머물렀다.

현지화도 필요한 전략 중 하나로 꼽았다. 국산 기술을 글로벌화해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윌하우즌 담당관은 "한국이 개발한 훌륭한 기술들이 많은데 기회를 놓친 경우가 많다"며 "세계 최초의 MP3 플레이어는 한국에서 개발됐는데, 애플이 전세계 표준이 된 게 대표 사례"라고 설명했다.

윌하우즌 담당관은 R&D의 융합도 강조했다. 다양한 분야가 손을 잡으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코로나19로 각광받는 원격의료,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등도 여기에 해당한다.


윌하우즌 담당관은 "R&D 분야에서 국제적인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유럽, 미국 연구진과 다양한 분야에서 함께 연구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해외 연구자를 한국으로 초청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그들이 어떤 연구를 하는지 들여다보지 않으면 '우물 안 개구리'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