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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업무 시대…"안보고 일할수록 리더의 비전 공유 중요"

'De-Fakeworking' 인터뷰 - 손부한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

김상희 | 2021.03.05 10:00

편집자주 |  코로나 팬데믹 1년. 언젠가 마스크를 벗고 일상을 회복하겠지만 '비대면'의 일하는 방식은 영구적으로 변화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로 기업들은 업무에 불필요한 요인들을 완전히 제거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려 애쓰고 있다. '가짜일 없애기'(De-Fakeworking) 등 '일의 미래'에 대한 글로벌 혁신기업 및 전문가들과의 '비대면 인터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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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일즈포스 홈페이지 갈무리
매년 하반기가 되면 '혁신의 도시' 미국 샌프란시스코가 시끌벅적해진다.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면 눈에 띄는 가장 높은 빌딩의 주인인 세일즈포스가 개최하는 테크 콘퍼런스 '드림포스' 때문이다. 드림포스(Dreamforce)를 즐기기 위해 전세계에서 개발자, 스타트업 창업가, 기업인, 언론인 등 10만 여명 이상이 모여든다.

세일즈포스가 낯선 사람도 있겠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세계 최고로 꼽히는 IT(정보기술) 기업 중 하나다. 세일즈포스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고객관계관리) 솔루션 시장에서 점유율 19.8%(2020년 상반기 기준)로 글로벌 1위다.

이러한 세일즈포스가 지난해 말 매일 12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기업용 메신저 '슬랙'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금액은 277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1조원에 이른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창업자 겸 CEO(최고경영자)는 "세일즈포스와 슬랙은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미래를 새롭게 만들 것"이라며 "사람들의 업무 방식을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도록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기업용 솔루션 기업이 그리는 '일의 미래'는 어떨지, 손부한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에게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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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부한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사진제공=세일즈포스



"기업, 더 나은 세상 만드는 가장 강력한 플랫폼"


손 대표는 일의 디지털화에 대한 설명에 앞서 세일즈포스의 철학부터 말했다. 세일즈포스의 4대 핵심가치는 신뢰, 고객 성공, 혁신, 평등이다. 이러한 핵심가치에 더해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다. "기업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가장 강력한 플랫폼"이라는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 창업자의 철학이다. 세일즈포스는 이러한 핵심가치와 철학을 바탕으로 고객과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들을 개발한다는 설명이다.

-성공적인 디지털 혁신은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는 단순히 세일즈포스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만으로 디지털 혁신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성공적인 디지털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보다 정교한 로드맵을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전사적인 변화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새로운 플랫폼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조직구조나 조직문화 혁신을 병행하는 것이다. 혁신적인 경영환경과 업무환경을 구축했다 할지라도 조직 구성원들이 이를 받아들이고 실제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혁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조직문화는 어떻게 변해야 하나.
▶모든 기업이 '일하는 방식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COVID-19)로 디지털 혁신의 속도에 불이 붙었다. 팬데믹 상황이 종식되더라도 달라진 우리의 일상과 기업의 비즈니스 방식은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변화 방법은 △고객에 대한 360도 시야 확보 △데이터 스트림 구축 △새로운 업무 방식의 내재화라고 생각한다.

-각 변화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고객들은 나이, 성별, 선호사항에 따라 기대치가 천차만별이며 기업으로부터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받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 즉 고객에 대한 360도 시야 확보가 필요하다.

또 대부분 국내 기업들의 톱다운 방식, 수직적 구조에서는 일선에서 고객을 마주하는 직원들이 얻은 정보가 수직적으로는 중간 관리자나 경영진으로, 수평적으로는 타 부서와 유기적으로 공유되기 어렵다. 따라서 고객 데이터가 각 부서간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활용될 수 있는 데이터 스트림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조직구조와 조직문화 모두의 변화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새로운 업무 방식이 내재화돼야 한다는 것은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 데이터를 각 부서간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도 조직 구성원들이 이에 공감하고 새로운 업무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변화의 촉진제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3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디지털 혁신 여정에는 끝이 없다는 점이다. 목표로 한 혁신을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할지라도 비즈니스를 둘러싼 환경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디지털 혁신을 방해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많은 경영 리더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변화관리다. 변화의 목적과 적절한 로드맵을 잘 설계해도 조직 구성원 모두를 해당 변화에 순응하며 원하는 방향으로 인도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조직 구성원들이 기존 방식을 고수하려 하는 것은 변화에 있어 큰 어려움이다. 성공적인 디지털 혁신을 위해 참고할 수 있는 성공 사례가 국내에 많이 부족하다는 것도 혁신을 방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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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포스 커스터머 360 이미지/사진제공=세일즈포스




"비대면 환경, 비전 공유와 공감대 중요"


디지털 혁신에 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 부분에서 가장 앞서 있는 세일즈포스는 정작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글로벌 기업으로 규모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여느 스타트업 못지않게 유연하고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세일즈포스다.

-모든 업무가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 가능하다고 보는가.
▶대부분의 업무는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미 많은 업무들이 디지털을 기반으로 변하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대부분의 업무는 비대면 환경에서도 진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변화를 거듭할 것이라 예측한다.

특히 고객, 협력사와 직접 대면하지 않으면서 내부 조직 간 협업을 요구하는 백엔드 조직의 경우 비대면 업무가 오히려 생산성을 대폭 향상시켜주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반면 고객과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이 요구되는 영업, 마케팅, 서비스 등과 같은 프런트 조직은 기업이 속한 산업 군이나 업무 특성에 따라 대면 업무와 비대면 업무가 상호 공존하는 하이브리드(Hybrid)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세일즈포스는 비대면 업무 방식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가 어떠한가.
▶세일즈포스는 재택근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각종 지원들을 아끼지 않는다. 세일즈포스는 코로나19 초기 단계부터 재택근무를 매우 강력하게 권장한 기업 중 하나다. 지속적으로 재택근무 기간을 연장해 왔으며 최근에는 직원별 담당 업무의 특성이나 비즈니스적인 상황에 따라 코로나 종식 후에도 탄력근무제, 완전재택근무제, 사무실근무제 등 3가지 근무제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결정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기반했다.

-비대면 업무 방식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비대면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리더의 비전을 전사 조직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인 마크 베니오프는 정기적인 화상회의를 통해 임원은 물론 모든 조직 구성원들이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도약을 위한 비전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 직원의 일치단결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비대면 업무 환경에서 직원 교육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기본적으로 '트레일헤드'(Trailhead)를 통해 직원, 고객 및 IT 분야에서 경험 쌓기를 희망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트레일헤드는 2019년 말 기준으로 약 180만명 이상의 학습자가 이용하는 이러닝 교육 플랫폼으로 약 1200개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 세일즈포스의 성과측정지표인 'V2MOM' 또한 비대면 업무 환경에서의 직원 성장을 지원한다. V2MOM은 비전(Vision), 가치(Value), 방법(Method), 장애(Obstacle), 측정(Measure)의 약자로 세일즈포스와 임직원 개개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관리·공유하기 위한 시스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