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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근무 확산에 도시가 바뀐다"

De-Fakeworking 인터뷰 - 알렉산드라 레빗 피플리절트 파트너

조철희 | 2021.03.18 09:29

편집자주 |  코로나 팬데믹 1년. 언젠가 마스크를 벗고 일상을 회복하겠지만 '비대면'의 일하는 방식은 영구적으로 변화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로 기업들은 업무에 불필요한 요인들을 완전히 제거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려 애쓰고 있다. '가짜일 없애기'(De-Fakeworking) 등 '일의 미래'에 대한 글로벌 혁신기업 및 전문가들과의 '비대면 인터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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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은 직원들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할 수 있도록 관리자를 양성하고, 직원들이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보다 쉽게 조직의 리소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마련함으로써 가짜일을 없앨 수 있다."

일, 직업, 직장 등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알렉산드라 레빗(Alexandra Levit) 피플리절트(People Results) 파트너(사진)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의 확산에 따라 직원들을 이처럼 과거보다 더 섬세하게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빗 파트너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원격근무가 장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근을 안해도 되고, 사무실에서 방해받을 일도 없는 것이 장점이고, 회사가 디지털 협업 기술을 보다 빨리 도입한다는 것도 긍정적"이라며 "단점은 가정을 돌볼 일이 많아지고, 번아웃으로 집중력이 떨어질 때가 잦은 것, 직접적인 대인관계가 사라져 팀워크와 창의력이 감소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원격근무 확산에 따른 경제적 변화와 관련해선 "상업용 부동산 수요 급감에 따른 도시 인프라의 개조, 외식과 식료품 쇼핑 등 전통적으로 직접 대면했던 공간에서 이커머스 비즈니스의 확산 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레빗 파트너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컨설턴트이자 미래학자로 현재는 조직개발 컨설팅펌인 피플리절트에서 파트너로 있다. 많은 책들을 펴냈는데 '휴머니티 웍스', '해피 스타트', ‘출근 첫날 3년차처럼 일하라' 등 국내에도 변역된 저서가 적잖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에서 직무 현상 연구도 수행했다.

레빗 파트너에게 코로나 팬데믹 이후 확산 중인 원격근무의 장단점과 원격근무 확산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 전망 등을 들어봤다.

-원격근무의 장단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통근을 안해도 되고, 사무실에서 방해받을 일도 없는 것이 장점이다. 회사가 디지털 협업 기술을 보다 빨리 도입한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단점은 가정을 돌볼 일이 많아지고, 번아웃으로 집중력이 떨어질 때가 잦은 것, 직접적인 대인관계가 사라져 팀워크와 창의력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가짜일'을 없앨 수 있을까.
▶조직은 직원들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할 수 있도록 관리자를 양성하고, 직원들이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보다 쉽게 조직의 리소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마련함으로써 가짜일을 없앨 수 있다.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조직은 무엇을 할 수 있나.
▶최근 디브라이대학교(DeVry University)와 함께 한 연구에서 직원의 3분의1 이상이 고용주가 자신을 '일회용품'(disposable)으로 여긴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주가 자신을 가치 없게 여긴다고 느끼는 직원들은 팬데믹과 같은 심각한 혼란기에는 특히 동기부여가 안되고 생산적이지 못할 것이다. 고용주는 '감사함'(appreciation)을 조기에 그리고 자주 표시해야 한다. 디브라이대 조사 응답자들은 가장 효과적인 동기부여 방법은 임금인상(69%), 포상(34%), 스케줄 유연성 확대(30%) 등으로 답했다.

-직원들을 어떻게 평가·보상해야 할까.
▶관리자는 직원 개인의 전반적인 복지를 배려하는 안목으로 직원들의 행동을 모니터할 필요가 있다. 보상과 승진 기회는 단순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showing up) 것이 아니라 '결과'(results)와 연결돼야 한다. 조직은 온라인 협업 기술과 여러 관련 소프트웨어가 통합되고 기능할 수 있도록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

-'일하러 간다'는 개념이 바뀐 것 같다.
▶많은 직종에서 사생활과 직장생활의 경계가 완전히 흐려졌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더 이상 ‘일하러 간다’(going to work) 같은 것은 없다. 일하러 간다는 것은 몇시간 동안 계속 어떤 장소에 '나타나 보여지는 것'(showing up)이 아니다. 개인의 고유하고 다양한 스킬을 가지고 조직을 위해 특정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다. 일자리 역시 변화하고 있다. 자동화 확산으로 우리는 전통적인 역할이 구성요소로 해체되고 이전에는 분리된 일들이 결합돼 더 큰 가치를 만드는 것을 점점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원격근무 체제에선 일가정 양립도 중요하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가정을 돌보기 위해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많이 직장을 그만뒀다. 가정에선 어떻게 가사노동 책임을 균형 있게 분담할지 열린 소통을 해야 한다. 여성이 가정에서 모든 일을 하는 동안 남성이 자신의 일에 집중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일하는 방식이 달라짐에 따라 사회경제적으로는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가.
▶사회적으로는 디지털 사회화(digital socializing)가 일반적이게 될 것이다. 경제적 변화는 상업용 부동산 수요 급감에 따른 도시 인프라의 개조, 외식과 식료품 쇼핑 등 전통적으로 직접 대면했던 공간에서 이커머스 비즈니스의 확산 등이 예상된다.

-교육 방식과 환경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여건이 안좋은 아이들은 효과적인 디지털 러닝이 가능한 테크놀로지에 잘 접근하지 못하기 때문에 교육격차가 확대될 것이다. 기업교육에선 직무 스킬을 업그레이드 하는 업스킬(upskill)과 새로운 스킬을 배우는 리스킬(reskill)을 위해 다양한 옵션을 찾는 사람들로 인해 보다 더 전문화되고, 개인화될 것이다. 온라인 학위는 편리하고 저렴할 뿐만 아니라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신뢰도가 더 높아져 인기를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