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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우 센트랄 사장 "디지털 전환 목적은 직원 행복"

"디지털 시대, 빠르게 탐색하며 실험…한계까지 가봐야 답 알아"

창원(경남)=김상희 조철희 | 2021.03.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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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매출 1조2000억원의 건실한 중견기업이자 국내에서 손꼽히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센트랄의 강상우 총괄책임사장(사진)은 요즘 고민이 많다. 특히 회사의 미래가 걱정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지금 잘하는 것만 해서는 앞날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 중심에서 발빠르게 새로운 흐름인 전기차 부품으로 제품을 확대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했지만 강 사장은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다. 2013년 센트랄에 합류한 강 사장은 최근 센트랄의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전환)'에 사활을 걸었다.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며 신사업도 발굴하고 있습니다. VC(벤처캐피탈)들과 자주 만나고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 블록체인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 스타트업 엠블(MVL)에 투자했는데 엠블과 함께 캄보디아 전기차 시장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제조업 부문은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발굴한 신사업을 통해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강 사장은 창원과 서울을 수시로 오가며 새로운 사업과 투자처를 발굴하고 있다. 서울에선 쉐어하우스를 얻어 블록체인 분야 전문가 2명과 같이 산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방향을 위해 디지털 시장 최전선에 있는 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배우기 위해서다.

센트랄의 임직원들 역시 디지털 전환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강 사장은 제조업임에도 불구하고 조직이 유연하다는 점을 센트랄의 강점으로 꼽는다. 회사의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전폭 지지하는데 보통의 한국 제조업체들의 경직된 분위기와 업무 관행에선 쉽지 않은 일이다.

"디지털 전환의 실험과 도전이 가능한 것은 조직 문화의 영향이 컸습니다. 8년 전 센트랄에 처음 와서 새로운 시도했을 때 직원들의 변화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 놀랐습니다. 물론 개선할 점들이 많았지만 그 속에서 소소하게 혁신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특히 그런 부분에 대한 직원들의 자부심도 있었구요."

디지털 전환의 시작과 끝은 결국 직원 행복이라는 게 강 사장의 생각이다. 센트랄 경영철학의 첫번째도 '직원의 행복'이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회사에서 불필요한 일들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디지털 전환을 고민했습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투자 수익도 직원들과 나눌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직원들도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명회를 했는데 직원 개개인들의 투자 희망 금액이 총 10억원에 달했습니다. 투자 규제 문제가 있어 최종적으로는 실현하지는 못했지만 직원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더 깊이 고민하게 됐습니다."

강 사장은 모든 것을 한 번에 바꾸려 하지 않고 장기적인 로드맵으로 하나씩 하나씩 디지털 전환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보고서를 모두 없애고, 제품 생산이라는 본업 외에 불필요하게 근무 시간을 잡아먹는 '가짜일'들을 시스템을 통해 제거하는 것이 당장의 계획이다.

"지금까지 많은 디지털 전환 시도를 해왔지만 사내에 디지털 중심 업무 방식이 완전히 자리 잡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디지털 시대에는 빠르게 탐색하고 계속 실험하며 한계까지 가봐야만 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