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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일 없애는 콜라비 "비대면 업무, 한계는 없다"

2021 키플랫폼: 키맨 인터뷰

김상희 조철희 | 2021.03.3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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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상 콜라비 대표/사진제공=콜라비
그동안 우리는 아침 일찍 출근해 저녁 늦게 퇴근할 때까지 8시간 이상을 사무실에서 보내면서도 정작 그 시간들을 ‘진짜일’을 하는데 온전히 사용하지 못했다.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개발자는 개발을 하는데 시간을 써야 하지만 끊임없이 울려대는 메신저와 알림, 참석 이유를 알 수 없이 불려 들어가는 회의, 틈만 나면 진행 상황을 물어보는 상사, 그밖의 잡무들까지 ‘가짜일’(Fakework)들이 시간을 빼앗았다.

이처럼 비효율적이던 업무 방식이 디지털을 만나 달라졌다. 세계적인 IT(정보기술) 기업뿐만 아니라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가짜일 없애기'(De-fakeworking)를 위한 협업 도구를 선보였는데 디지털 업무 방식이 확산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최근 이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한국 스타트업 중 한 곳인 콜라비(collabee)는 여러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는 원페이지 협업 도구다. 사무실의 많은 일들이 잘 정리된 한 장의 보고서처럼 구현된다. 한 장으로 만들어진 화면 상에서 실시간으로 일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처리할 수 있다. 메신저나 전화로 일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두번 세번 물어볼 필요가 없다.

조용상 콜라비 대표(사진)는 디지털에 맞는 사고로 업무 방식을 바라볼 때 협업 도구의 효율성이 극대화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1 키플랫폼'(K.E.Y. PLATFORM 2021)은 조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확산된 업무 현장에서의 디지털화와 이를 통한 생산성 향상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콜라비의 철학은 무엇인가?
▶콜라비 팀은 '시간을 돌려준다'라는 비전으로 모였다. 콜라비는 그동안 메신저로 쪼개졌던 시간들을 이어준다. 자신의 일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동료들이 진행한 일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 어디 저장해 뒀는지 찾을 수 없던 파일들을 스크롤 한두번에 찾을 수 있게 정리해줘 본업에 보다 충실히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든다. 이를 통해 불필요하게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고 협업의 효율성을 높여 더 가치 있는 곳에 시간을 사용하도록 한다.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협업 환경에서 일하는 방식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기본적으로 의견, 자료, 근무 태도 등 상호 간 교류를 '말'로만 하던 문화를 바꿔야 한다. 말은 쉽게 휘발되고 구체적이지 않아 재차 확인해야 하는 비효율을 초래한다. 예를 들어 메신저로 '기획안 작성은 어느 정도 됐나요?'라는 질문에 '마무리 단계입니다'라고 답을 했다면, 예상 시간이 지나도 완료했다는 보고가 없으면 또다시 언제 마무리되는지 메신저를 보내야 한다.

회의도 마찬가지다. 충분히 논의했던 문제였음에도 기록하지 않으면 대부분의 내용이 휘발돼 방향성을 잃어버린다. 업무 과정에서 교류되는 모든 의견, 진행 상황은 반드시 기록해 가시성을 확보하는 것이 비효율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말'의 한계에 대해 공감하고 '기록'을 기반으로 협업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코로나 종식 후에도 비대면 협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는가?
▶비대면 업무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시행됐다. 대면하지 않고도 함께 작업을 하는 방식은 이미 익숙했다. 메신저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이메일로 결과물을 주고받았다. 코로나로 달라진 건 일하는 공간까지 분리가 일어났다는 점이다. 코로나 이전에도 효율적인 협업을 위해 비대면에서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솔루션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따라서 코로나 종식 후에도, 공간의 분리 상황에서 원활히 협업할 수 있는 솔루션에 대한 요구는 계속될 것이다. 비대면 협업 시장에 대한 관심은 팬데믹 이후 오히려 더 커질 것으로 본다.

-협업 도구 사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
▶협업 도구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곳의 문제점은 기존 업무 프로세스를 스스로 잘 모른다는 점이다. 대기업의 경우 컨설팅 회사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를 정의하고, 현재 프로세스에서 다른 협업 도구를 썼을 때 어떻게 프로세스가 변하는지 확인하고 교육도 하지만 규모가 작은 기업은 이러한 프로세스의 재정의와 교육이 없어 새로운 도구를 써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재정의와 교육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일의 미래,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지금처럼 대면하지 않고 대화하거나 협업하는 일이 과거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 발짝 앞서 일의 미래를 생각한 솔루션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화상회의, 공동 작업, 프로젝트 관리, 출석 관리 등 환경에 맞는 비대면 도구가 계속 발달해 왔다. 비대면 환경에서의 업무에 한계는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