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탄소중립·GVC 재편...넥스트 노멀 시대 과학기술 키워드

김상선 KISTEP 원장, 포스트 코로나 과학기술 어젠다 제시..."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

한고은 | 2021.04.27 06:00

image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을 위한 2021년 과학기술혁신 정책 아젠다.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지난 1년은 '질문의 시간'이었다. 코로나19는 도대체 왜 어떻게 시작됐는지, 이 재앙이 끝나기는 할지, 백신은 언제 맞을 수 있을지, 우리의 일상은 어떻게 달라질지, 당장 답을 알 수 없는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김상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은 29일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1 키플랫폼'(K.E.Y. PLATFORM 2021) 특별세션에서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남긴 교훈과 과학기술적 대응 방향을 발표한다.

김 원장은 몇 가지 키워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의 '넥스트 노멀' 시대를 예측한다. 에너지·자원 오남용, 신종전염질환, 재난재해 등 지구촌 문제 빈발, 글로벌 밸류체인(GVC)의 불안정성, 정부의 역할과 국민의 적극적 참여·협력, 인포데믹 문제, 소득·디지털 등 각종 격차 등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전염병 피해를 증폭시키고, 신종감염병의 창궐을 더 빈번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고, 세계 각국이 이전에 비해 더 야심찬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우도록 했다. 신재생 에너지원을 발굴하는 것은 물론 탄소중립 기술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GVC 재편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 지역의 보건위기가 GVC를 타고 전세계의 경제위기로 퍼지는 현상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 역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가로막던 다양한 이해관계는 코로나19라는 외부충격으로 한순간 무너졌다. 코로나19가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는 해결사 역할을 한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 기승을 부리던 가짜뉴스 문제와 정부·전문가에 대한 신뢰 확보 방안, 디지털 소외계층의 격차 심화 문제도 고민거리다.

이같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정책들이 마련됐고, 과학기술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다. 감염병 등 바이오헬스 R&D 강화, 한국판 뉴딜, 소부장 고도화 전략, 2050 탄소중립 추진 등이 그 예다. 정부는 올해 정부 R&D 예산으로 전년대비 13.1% 증가한 27조4000억원을 편성했다. 코로나19로 빠듯한 나라 곳간 사정을 감안하면 과학기술계에 거는 기대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

KISTEP은 2045 미래사회 전망, 언택트 시대의 10대 미래유망기술 선정 등에 이어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을 위한 2021 과학기술혁신 정책 어젠다'를 제시했다. 김 원장은 키플랫폼 발표를 통해 △디지털 전환 가속화 대응 △기술패권 경쟁 본격화 대응 △국민체감도 제고 △기반 조성 등 4개 정책방향으로 이뤄진 과학기술 혁신 정책 어젠다의 세부 내용을 공유할 계획이다.

김 원장은 윈스턴 처칠이 남긴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는 말을 자주 인용한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굳은 믿음 때문이다. 김 원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대일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이었던 소재·부품·장비 분야도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를 계기로 민관이 협력하면서 1년 만에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뒀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이 불러온 어려움이 많지만 이 위기를 낭비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