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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도 ESG 열풍…한국·폴란드 "평가 지표 마련"

2021 키플랫폼 - 특별세션2 기조 대담

김지성 김상준 | 2021.04.2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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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이 29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1 키플랫폼' 특별세션2에서 앤드류 로벨 이머징 유럽 설립자, 마레크 디에틀 바르샤바 증권거래소 대표와 'ESG와 지속 가능한 투자에 대한 증권거래소의 역할'에 대한 화상 기조대담을 갖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전 세계적으로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인 가운데 한국거래소와 폴란드 바르샤바 증권거래소는 주식 시장에서의 ESG와 지속 가능성을 위한 정책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9회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1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 임재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과 마레크 디에틀 폴란드 바르샤바 증권거래소 대표는 'ESG와 지속가능한 투자에 대한 증권거래소의 역할'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이번 대담은 유럽의 대표 싱크탱크 중 하나인 이머징 유럽의 앤드류 브로벨 설립자가 진행을 맡았다. 특히 바르샤바 증권거래소와 2원중계로 진행됐다.

임 부이사장은 한국의 자본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3가지 요소로 △하나의 플랫폼을 통한 종합 관리 △주식시장 유동성 △상장 트랙 다변화를 꼽았다.

그는 "거래소 인프라 조직이 자본, 주식, 채권, 파생상품, ETF 시장을 종합적으로 하나의 플랫폼에서 운영·관리하고 있다"며 "시장 정보와 인덱스 개발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저비용·고효율 시장 운영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주식시장 유동성이 급성장했다"며 "코로나19 발발 이후 일반 투자자들이 시장에 본격 진입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과거 10년간 정체 현상을 보여온 박스권 장세를 돌파했다"고 말했다.

특히 임 부이사장은 빠른 성장 배경으로 제도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그는 "시장 유동성이 급성장해 2년 전만 해도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이 5조 원에 불과했지만, 작년엔 2배 이상인 12조 원까지 성장했다"며 "올해엔 더 성장해서 지난 3월말까지 일 거래 대금이 19조 원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이익이 나고 매출액이 있는 기업의 상장만 허용했지만, 2016년부터는 제도를 개선해 이익이 나지 않아도 미래 성장성이 담보되면 상장하도록 하고 있다"며 "코스닥에선 기술성이 인정되면 상장하도록 상장 트랙을 다변화했다"고 덧붙였다.

디에틀 대표는 폴란드 자본시장 또한 개인 투자자들의 증가와 함께 발전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거리는 떨어져 있지만 폴란드는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폴란드는 대한민국이 1990년대 초반에 추진한 전략을 모방해 경제 개방을 했고 기업들이 경쟁할 수 있도록 적극 장려해 GDP가 약 3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디에틀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거래 규모가 50배 이상 늘었고 거래 금액도 47배 이상 성장했다며 성과를 공개했다.

양국 거래소는 ESG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관련 사업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ESG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정했고, 바르샤바 거래소는 '베스트 에포트' 지수 마련을 진행중이다.

임 부이사장은 "올해 초 ESG 공시와 관련한 가이던스를 만들었고, ESG 관련 탄소 효율 그린뉴딜 지표를 개발해 지난해 이 지수를 기초로 ETF 상품을 시장에 공급했다"며 "ESG 투자 저변을 확대하고 기업에는 ESG 경영의 유인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부이사장은 시장 참가자의 ESG 인식 제고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 홍보 동영상을 제작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며 "정보를 생산하는 기업과 투자자 간 정보 격차를 줄여서 ESG 투자 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디에틀 대표는 "폴란드는 30년 전부터 탈석탄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전력 소비를 해야 하다 보니 아직까지 빠르지 못한 점이 있다"며 "에너지 발전사들의 ESG 점수가 더 낮아 ESG 채권을 발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등 모순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어려움이 있지만 ESG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회사를 높이 평가하자는 점에서 '베스트 에포트' 지수를 마련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폴란드에도 사회적 책임을 갖고 있는 기업이 많아지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