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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특이점' 곧 온다… 모빌리티 혁신가들의 제언

2021 키플랫폼 - 총회2 '자율주행 구루가 이끄는 집단 좌담'

서진욱 한고은 한민선 임찬영 | 2021.04.3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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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루드윅 어플라이드 인튜이션 최고기술책임자(왼쪽), 카사르 유니스 어플라이드 인튜이션 대표(오른쪽), 존 서 현대자동차 그룹 부사장(가운데)이 30일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1 키플랫폼'에서 화상을 통한 좌담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자율주행 기술로 대표되는 모빌리티 혁명을 주도하기 위한 각축전이 치열하다.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혁신기업들이 협력과 경쟁을 병행하며 '모빌리티 특이점'으로 나아가고 있다.

4월 28~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1 키플랫폼(K.E.Y. PLATFORM)은 모빌리티 혁신가들을 통해 자유주행의 비전을 공유하고 관련 산업과 시장의 미래를 전망했다.

혁신가들은 모빌리티 혁명이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과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강조했다. 모빌리티 특이점이 도래하면 자율주행 기술이 폭발적으로 성장한다는 전망도 나왔다.



"현대차, 네 바퀴로 갈 수 없는 곳까지 모빌리티 확장"


산업·경영·비즈니스 분야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제시한 2021 키플랫폼은 특히 30일 진행된 총회2 '어플라이드 인튜이션과 함께, 그린뉴딜 시대를 여는 모빌리티의 미래'가 큰 관심을 끌었다.

총회2는 글로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기업 어플라이드 인튜이션의 공동창업자 카사르 유니스 대표와 피터 루드비히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모빌리티 혁신가들을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어플라이드 인튜이션은 자율주행 SW(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주요 솔루션을 세계 각국 완성차 업체들에 제공하고 있다.

첫 인터뷰 대상인 존 서 현대자동차그룹 부사장은 자동차와 로봇을 결합하는 현대차의 모빌리티 비전을 소개했다. 서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의 UMV(얼티메이트 모빌리티 차량, 4바퀴 주행에서 4족 보행으로 전환이 가능한 이동수단) 설계 및 개발 조직 뉴호라이즌스 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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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루드윅 어플라이드 인튜이션 최고기술책임자(왼쪽), 카사르 유니스 어플라이드 인튜이션 대표(오른쪽), 존 서 현대자동차 그룹 부사장(가운데)이 30일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1 키플랫폼'에서 화상을 통한 좌담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서 부사장은 "우리 팀의 목표는 결국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자동차'를 만들어 대전환을 이끄는 것"이라며 "로보틱스와 자동차가 결합한 플랫폼으로 자율주행 정도는 고객 선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바퀴가 4개인 경우 갈 수 없는 곳들에 주목하고 있다. 모빌리티를 그런 곳까지 확대하려고 한다"라며 "전반적으로 바퀴를 이용해서 모빌리티 개념을 확대해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완전한 자율주행 상용화 시점에 대해서는 "좀 더 작은 규모, 특정 지역에서 시작할 수 있다. 국가보다 도시 차원에서 출시되고 상용화한 뒤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제조업체, 부품생산업체, 정부, 시민 등 당사자들이 한마음으로 준비하고 계획하고 진행해야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상용화로 관련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란 우려에 대해 서 부사장은 "새로운 기술로 인해 일자리가 대체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되지만 더 많은 기회가 자율주행 기술로 만들어질 것"이라며 "늘 민감하게 일자리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전·편리성' 핵심 과제… "자율주행 스타트업 큰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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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루드윅 어플라이드 인튜이션 최고기술책임자(왼쪽), 카사르 유니스 어플라이드 인튜이션 대표(오른쪽), 조형기 팬텀AI 대표(가운데)가 30일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1 키플랫폼'에서 화상을 통한 좌담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조형기 팬텀AI 대표는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 과제로 '안전'과 '편리성'을 꼽았다. 팬텀AI는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자율주행 차량용 SW 개발사다. 조 대표는 팬텀AI 창업 전 테슬라에서 컴퓨터비전 수석엔지니어로 일했다.

조 대표는 "충돌 방지, 긴급 상황 시 브레이크 작동 등 이런 안전 기능들은 자주 쓰이지 않아야 한다. 위험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라며 "1년에 한 번이라도 제대로 작동된다면 목숨을 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속도로 자율주행은 운전 피로도를 줄이고 편리하다"라며 "차가 막히는 상황에서 누구도 운전하기 좋아하지 않는다. 가다 서다할 때 자율주행으로 운전자가 잠시 휴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빅데이터를 자율주행 SW 개발 시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꼽았다. 조 대표는 "딥러닝 기법을 이용하려면 빅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우리가 딥러닝 모델을 만들고 세계 어떤 대륙이나 국가에서 작동하는 딥러닝을 구현하는 건 사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특화된 데이터도 있고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도 있다. 차량, 보행, 자전거 등은 전 세계에서 비슷하다"라며 "하지만 차선, 신호등 인식 등 나라마다 주마다 스타일이 다르다. 이런 부분은 현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빌랄 주베리 룩스캐피털 파트너는 자율주행 산업에서 스타트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베리 파트너는 데스크탑 메탈, 이볼브 테크놀로지 등 혁신 기업들을 발굴한 인물이다. 그는 "자율주행 생태계는 관련 업계들이 협업 생태계로 연결돼 있다"라며 "자율주행 기술 발전을 위해 컴퓨팅 기술, 보안, 통신, 5G 네트워크 등 기술도 함께 발전한다"고 말했다.

주베리 파트너는 "전문성이 분명하면서 기존 시스템에 의해 둔화되지 않은 작은 기업들이 진정한 혁신을 할 수 있다"라며 "대기업은 혁신을 원하지만 조직이 너무 크고 부서가 나눠져 있어 어려움이 있다. 대기업은 이런 작은 기업들과 협력할 때 많은 점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주행이 자율화가 된다면 엄청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라며 "자율주행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자율주행 스타트업들에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