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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동찬이 28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2 키플랫폼'에서 '설레는 노년'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70대 노년의 '신인 연기자' 이동찬 배우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2 키플랫폼'(K.E.Y. PLATFORM 2022) '특별세션2-새로운 노인의 탄생'에서 이 같이 말했다. 초고령화 시대를 앞두고 은퇴 후 삶을 두려워하는 '예비 노인'에게 그는 설레는 일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다. 2000년 339만 명이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20년 815만 명으로 20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 태어난 인구)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노인 인구에 편입되며 고령화는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퇴 후 찾아온 '황혼의 삶'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우울감을 호소하는 노년층도 늘어나고 있어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동찬 배우도 갑작스럽게 다가온 노년의 삶에 적응하지 못해 힘든 시간을 겪었다. 42년 간 치과의사로 살아온 그는 '손이 떨리고 눈이 어두워서' 일터였던 치과를 닫고 은퇴했다. 이 배우는 "치과를 접고 집에서 쉬게 됐는데, 3개월 정도 지나니까 '내가 뭐하고 있는거지', '왜 이렇게 사는거지' 싶고 우울감이 오더라"며 "무언가 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치과의사로 사느라 마음 한 켠 묻어둬야만 했던 '배우의 길'을 꺼냈다. 대학 시절 즐겼던 연극을 떠올린 그는 70대의 나이에 신인배우로 데뷔했다. 그러자 우울감과 무기력감이 씻은듯 사라졌다. 이 배우는 "나이들어 하는 도전이 쉽지는 않아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두려움보단 설렘이 찾아오더라"며 "촬영장소에서 열정적으로 사는 젊은 친구들과 소통을 하면 나도 저절로 젊어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노년이 허망하기만 한 시간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봄에 피는 꽃이 가을에 다시 꽃망울을 틔우는 '막핀꽃'처럼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열정을 되찾으면 노인의 삶도 빛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배우는 "보통 우리 나이 또래들은 손자손녀나 죽음에 대한 얘기나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소통하는 사람들은 그 속에서 설렘과 행복을 얻는다"라며 "그러면 노후도 그리 허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