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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는 노인? 나이 들면 은퇴?…구시대적 사고 벗어나야"

[2022 키플랫폼]

김상준 | 2022.04.2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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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에이지랩코리아 대표가 28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2 키플랫폼'에서 '시니어 세그먼트&비즈니스 트렌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65세 은퇴는 당연한가. 시니어는 당연히 사회적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대상인가. 이동우 에이지랩 코리아 대표는 이같은 '노령 담론'이 낡은 생각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특히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선 기업과 정부가 소위 고령층을 '액티브 시니어'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2 키플랫폼'(K.E.Y. PLATFORM 2022) '특별세션2-새로운 노인의 탄생'에서 "2060년이 되면 우리나라의 43.9%가 65세가 된다. 2030년부터 우리의 나이듦에 대한 생각 자체가 바뀔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노령 담론이 길게는 약 200년 된 구시대적 담론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독일 재상 비스마르크가 1800년대 중반에 노령자에 대한 사회보장제도를 처음 만들었는데, 이때 나이 기준을 자신의 나이인 65세로 정했다"며 "비스마르크가 70세가 됐을 땐 노령자의 기준이 70세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시니어로 분류되는 나이 기준 자체의 근거가 빈약하다는 의미다.

시니어가 되면 은퇴를 해야 한다는 인식은 산업혁명기 유산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산업혁명 시기에는 2교대로, 12시간씩 일을 해야 했는데 나이 든 사람은 공장에서 일을 하기 어려웠다"며 "지금은 상황이 다른데도 이러한 생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1908년 노인 의학이 만들어지고, 1914년 노인 의학 교재가 정립되면서 1930년대에 노령 담론은 굳어졌다"고 덧붙였다.

현재 시니어들에게 이같은 담론은 적용되지 않는다. 베이비부머(1953~1963년생) 세대는 '액티브 시니어'라고 불린다. 여전히 노동 시장에 참여하고 있고, 기업들도 소비의 주체로서 이들을 주목한다. 시니어 본인들의 생각도 이와 같다. 이 대표에 따르면 미국 퓨리서치센터 조사 결과 75세 이상 노인 중 35%만이 자신이 늙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여전히 우리나라 기업과 정부는 노령 담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국내 유명 기업들도 시니어를 위한 제품을 출시하거나 개발하고 있지만 대부분 '패시브 시니어' 대상 상품"이라고 말했다. '액티브 시니어'에 초점을 맞춘 사례로는 중국을 들었다. 그는 "중국은 115개 정부 사이트와 43개 사설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시니어용으로 바꿨다"며 "50세 이상 인구가 현재 2억6000만 명에 육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시니어 정책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는 시니어 분야 용어조차 통일되지 않았다"며 "통계청은 고령자라고 하고, 다른 행정기관은 어르신이라고 한다"고 했다. 그는 "용어에 대한 공감대가 전혀 없는 것"이라며 "고령화사회, 고령사회, 초고령사회가 각각 다르다는 것을 모르는 리더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초고령화사회는 시작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 1위 저출산 국가"라며 "지금부터 다가올,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