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머니투데이 지식·학습 콘텐츠 브랜드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새로운 한주를 준비하며 깊이 있는 지식과 정보를 찾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일요일 아침의 지식충전소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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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정세 전문가들은 불안정한 국제 질서 속에서 생존과 안전 확보를 위한 국가 간 동맹이 강화되는 '신냉전 시대'가 예고됨에 따라, 우리나라는 어떤 외교 전략을 취해야 할지 신중하게 선택하고 과감하게 결단해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은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둘러싼 각국의 안보 전략과 이해관계를 살펴봤다.
생존과 안보 위해 중립국 포기한 핀란드·스웨덴 핀란드는 러시아와 약 1300km에 이르는 국경을 접한다. 그동안 핀란드는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군사동맹인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다. 약소국이 인접한 강대국 눈치를 보면서 국익을 양보한다는 뜻으로, 다소 조롱과 경멸의 의미까지 포함된 '핀란드화(Finlandization)'라는 용어 역시 핀란드가 냉전시대에 구소련이나 미국 중 어느 한쪽 편에 서지 않는 중립적인 외교 전략을 철저하게 고수한 데서 비롯됐다.
이러한 핀란드의 중립 정책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 바뀌었고 올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을 앞세워 침공하자 나토 가입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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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핀란드의 나토 가입이 러시아를 자극해 침공 위협을 고조시킬 것이라는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으로 삼은 것이 나토의 확장과 동진이었다. 경제 보복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핀란드의 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는 2021년 기준으로 약 34%에 달한다.
북유럽의 강대국이었던 스웨덴도 1814년 나폴레옹 전쟁 종전 이후 군사적으로 어느 편에도 서지 않는 중립국의 지위를 고수했다. 1, 2차 대전 당시에는 중립국 위치를 이용해 철광석과 목재 등의 원자재를 연합국과 독일 양측에 수출하면서 국부를 쌓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결국 중립국 위치를 포기하고 나토 가입을 전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다만 스웨덴의 경우 핀란드와 달리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낮아 경제 보복이나 자원 무기화의 우려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미국 중간선거가 변수 미국은 표면적으로 양국의 나토 가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 그리고 야당인 공화당까지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를 지지했던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양국의 나토 가입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보수적인 학자들과 싱크탱크 등에서도 양국의 가입에 따른 나토의 확장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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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다. 나토 가입 비준안은 상원 의원 100명 중 3분의 2 찬성이 필요한데, 현재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36% 내외로 역대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공화당 상원 의석 수가 현재보다 늘어날 경우 비준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영향력 확대 기대하는 터키 나토는 오는 6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정상 회의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회담에서 나토 30개 회원국 의회가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양국은 정식 회원국이 될 수 있는데 현재 터키의 반대가 복병으로 부상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테러 지원국'은 나토에 가입할 수 없다며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한다. 터키가 핀란드와 스웨덴을 테러 지원국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이들이 쿠르드족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정당과 무장 조직에 대한 터키의 요구를 거부해왔기 때문이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박사는 "터키가 반대하는 이유는 미국과 서방에 대해 뭔가 가시적인 대가를 요구하는 전략적인 입장일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을 포함한 다른 모든 회원국들은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고, 특히 미국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데 터키가 끝까지 반대를 고집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터키가)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받을 것은 받고 결국 나토 가입을 승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