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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외 접전 美 중간선거…2024 대선에 쏠리는 눈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글로벌 스캐너 #17 - "美 중간선거②"

최성근 김상희 | 2022.11.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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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 (현지시간) 워싱턴 하워드 극장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 위원회 행사서 선거 운동원들에게 감사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8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레드 웨이브(공화당 물결)'로 공화당이 압승하리라는 예상을 깨고 공화-민주 양당이 접전을 펼쳤다. 최종적인 승패는 한 달 후에나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현지시간) 현재 하원의원은 공화당이 209석, 민주당이 192석을 차지했다. 과반인 218석을 차지하려면 남은 34석 중 공화당은 9석, 민주당은 26석이 남았다. 개표가 진행 중인 지역구 중 13개 지역에서 공화당 후보가 앞서고 있기 때문에 공화당이 근소하게 과반을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상원의 경우 공화당이 49석, 민주당이 48석이며 남은 3곳에서의 투표 결과로 과반이 결정된다. 개표가 진행 중인 곳 중 네바다에서는 공화당, 애리조나에서는 민주당이 우세한 상황이며 조지아는 민주당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49.42%)이 헐셔 워커 공화당 후보(48.52%)를 앞섰으나 과반 득표를 얻지 못해 12월 6일 결선 투표를 통해 판가름 날 예정이다. 만약 결선 투표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50대 50으로 현재 의석 비율이 유지되는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의 캐스팅 보트를 쥔 민주당이 상원의 주도권을 차지하게 된다.

미국 중간선거는 차기 대선의 전초전으로 평가될 만큼 향후 미국 대권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다.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은 중간선거 이후 2024년 대선의 판세와 함께 유력 후보자들을 살펴보고 향후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전망했다.



공화당, 트럼프 지고 디샌티스 뜨고


이번 미국 중간선거는 공화당 경선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바람이 거셀 것으로 예상됐다. 연방 상·하원의원, 주지사 후보 중 트럼프가 지지선언을 한 후보는 총 222명으로 이중 92%인 180여 명이 경선에서 승리했다. 그리고 이들 중 다수가 지난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라는 트럼프의 주장에 동조한다.

하지만 당초 압도적인 레드 웨이브를 예상했던 것과 달리 공화당은 하원에서만 겨우 주도권을 찾아올 뿐 상원과 주지사 선거에서는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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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사진=플로리다주 홈페이지
그러자 중간선거 결과를 놓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으로 당내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오랫동안 트럼프를 지지한 롱아일랜드 출신 공화당원 피터 킹 전 하원의원은 "그가 더 이상 공화당의 얼굴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믿는다"며 "당은 개인숭배자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차기 공화당 대선주자로 가장 주목받은 후보는 플로리다 주지사인 론 디샌티스다. 그는 2020년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대해 '노마스크'로 연방 정부와 각을 세우며 전국구 인물로 부상했다. 이번 주지사 선거에서도 그는 민주당이 우세했던 카운티에서마저 승리하며 상대 후보를 약 20% 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일찌감치 재선 성공을 알렸다.

트럼프의 강력한 우군이던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도 디샌티스를 지지하고 나섰다. 그가 소유한 타블로이드 뉴욕포스트는 중간선거 직후 1면에 디샌티스의 재선 승리를 환영하면서 "DeFUTUR(디샌티스와 미래의 합성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이 밖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지난 6월 차기 대선 후보로 디샌티스에게 투표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중간선거 선전했지만 2024년 대선엔 다시 레드 웨이브?


중간선거에서 참패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민주당과 바이든 대통령은 예상외의 선전을 펼쳤다. '현직 대통령의 무덤'이라고도 불리는 중간선거임을 고려할 때 이번 선전은 민주당과 바이든에게 있어 승리한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 위기 등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도 이번 중간선거의 선전에 힘입어 청신호가 켜졌다.

바이든 외에 이번 중간선거로 재선에 성공한 '미국 최고 부호 공직자'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도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로 주목받는다. 프리츠커는 유명 호텔 체인 '하얏트'를 소유한 유대계 부호 가문의 상속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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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릭=AP/뉴시스] 미국 중간선거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7일(현지시간) 미 로드아일랜드주 워릭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이 투표소 안내판을 지나고 있다. 2022.11.08.
이 밖에도 민주당에서는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대선 후보군으로 꼽힌다.

다만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선전을 펼쳤다고 해도 2024년 대선에서의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하원에서의 주도권을 공화당에게 내어준 이후 바이든 행정부의 국정 운영이 난항에 빠질 가능성은 있고, 바이든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고금리 정책 등의 여파로 향후 경기 침체마저 겪을 경우 2024년 대선에 다시 한번 레드 웨이브가 불어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북 정책…트럼프 '직접 대화', 디샌티스 '대북 압박', 바이든 '전략적 인내'


중간선거 등으로 미뤄볼 때 현시점에서 2024년 미국 대선의 유력 후보로 손꼽히는 공화당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론 디샌티스 프롤리다 주지사,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에 성공할 경우 현재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포석에 둔 무력도발을 이어가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희소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재임 기간 중 김 위원장과 3차례 만났고 2018년 북한 비핵화 협상을 진전하는 과정에서 '러브레터'라 별칭을 붙인 친서를 27차례 주고받을 정도로 긴밀한 소통을 유지했다. 특히 트럼프는 지난해 1월 백악관을 떠난 이후에도 김정은과 연락을 계속한다고 밝힌 바 있다.

디샌티스 주지사의 경우 공화당 하원의원 시절 국가안보 소위원회위원장 경력을 지닌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다. 그는 기본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이지만 김 위원장에 대한 인식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차이가 있다.

그는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독재자라는 지위를 갖게 된 것은 '우연한 사고'"라며 "만약 그가 북한이 아닌 다른 곳에서 태어났다면 비디오 게임을 하고 어딘가 지하실에서 치토스를 먹었을 31세의 통통한 아이"라고 말했다.

또한 디샌티스는 "김 위원장은 자신의 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경제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본다면 그것이 집권을 위협할 수 있다"라고 말해 강도 높은 대북제재로 핵 포기를 유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공화당 내에서 반 트럼프 진영의 대표 주자로 인식된다. 중간선거로 트럼프의 입지가 좁아진 만큼 펜스 전 부통령을 필두로 한 반 트럼프 진영은 상대적으로 반전을 꾀할 수 있는 분위기다.

펜스 전 부통령은 대북 강경론자로 분류된다. 강경파인 펜스 전 부통령이 집권하게 될 경우 대북 정책은 미국의 강력한 군사력과 제재를 앞세운 강경 일변도의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후보가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대북 정책은 큰 변화 없이 현재와 같은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사실상의 '전략적 인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민간단체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조너선 코라도 정책담당 국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중간선거 결과가 미국의 대북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미중 관계가 계속 악화하면 북중 간 불법 거래에 대한 제재 요구가 커질 수 있고 이는 북한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과 새로운 차원의 긴장 관계를 야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