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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중 정서 고조 美, 외교·경제·사회·문화 전방위 中 압박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글로벌 스캐너 #29 - "미국의 중국 압박"

최성근 김상희 | 2023.03.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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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3일(현지시간)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중 패권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중국을 자국에 도전하는 유일한 경쟁자로 지목한 미국인만큼 압박은 외교, 경제, 사회, 문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최근 미국 내 중국 정찰위성 출현, 틱톡 등 중국 기반 애플리케이션과 통신 장비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 펜타닐 등 중국산 마약 유통 의혹 등으로 미국 내 반중 정서가 심화된 상황에서 미국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중국 압박 기조와 정책이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은 미국에서 고조된 중국에 대한 안보 위기감과 다양한 반중 정책들을 살펴보고 미국의 대중국 압박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전망해 봤다.



자유 가치 공유 국가들과 협력 강화…반도체 등 중국 배제 글로벌 공급망 추진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우방국들과 협력해 대중국 견제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의 안보 연합체 쿼드와 영국, 호주와 함께 출범한 오커스 등이 대표적 사례다.

특히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며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도 부인하지 않는 중국에 대해 미국은 대만 침공 시 개입할 수 있다는 의지도 밝혔다. 지난해에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해 방어 약속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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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AFP=뉴스1) 정윤미 기자 = 일본 수도 도쿄에서 열린 쿼드(Guad) 정상회의에서 만난 4개 당사국 수장들. 왼쪽부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2022.05.24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만 외에도 미국은 홍콩, 신장 위구르에 대한 중국 통치 체제의 부당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한다. 홍콩 시위 사태 이후 중국 정부가 시위대 및 반중국 행위 처벌을 강화한 홍콩보안법을 제정하자 미 의회는 홍콩 억압을 지지한 중국의 개인과 기업을 제재하는 홍콩자치법을 통과시켰다. 또 신장 위구르산 제품을 강제 노역 생산품으로 간주해 수입을 금지하는 강제노동방지법도 잇따라 발효시켰다. 이 밖에 최근 미 하원은 대중국 견제를 위한 의회 내 핵심 조직인 '중국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중국의 경제, 기술, 안보 등을 조사하고 정책 권고안을 작성해 상임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경제 분야에서는 중국을 배제한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추진한다.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새로운 경제 질서를 구축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켰으며,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일본, 네덜란드 등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 보유 국가의 동참을 유도했다. 또 '반도체법'을 추진해 미국 정부의 지원금을 받으면 10년간 중국 공장에 첨단 시설 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한 조항을 넣었다.

이외에도 미 연방통신위원회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중국 화웨이와 ZTE가 생산한 통신장비의 미국 내 판매를 전면 금지했고, 미 상무부는 중국의 36개 첨단 기술업체들을 수출 통제 명단에 추가해 이들 기업에 군사용으로 쓰일 수 있는 기술과 부품, 장비를 수출하려고 할 때는 특별 허가를 받도록 했다.



안보 우려에 중국인 부동산 거래, 틱톡 사용 제한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압박이 진행된다. 미국 에너지부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결론이 담긴 정보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매년 수만 명의 미국인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불법 마약에 대해서도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고 강도 높은 제재에 나섰다. 미 재무부는 불법 마약 거래와 관련해 중국 등 4개국의 개인 10명과 기업, 단체 15곳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은행 거래를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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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링턴 AFP=뉴스1) 금준혁 기자 =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바이트댄스가 27일(현지시간) 이용자 수 10억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틱톡이 출시된 지 4년 만이다. 사진은 아이폰에서 본 틱톡의 모습. (C) AFP=뉴스1
중국인의 부동산 구매도 식량 및 군사 안보상 우려로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노스다코다주의 그랜드포크스시는 공군기지 인근에 중국계 기업이 대규모 옥수수 제분 공장을 설립하려던 계획을 철회시켰다. 텍사스주도 중국 인민해방군 출신 사업가가 공군 기지 인근 토지를 사들인 이후 외국 기업체의 토지 보유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개인정보 수집 가능성이 제기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틱톡에 대해서도 규제 수위를 높여 연방 공무원, 상하원 의원과 보좌진 등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연방 정부 외에도 19개 주정부가 안보상 이유로 틱톡 사용을 금지했다.



높아진 반중 여론…대선 앞둔 美, 압박 강화 지속


퓨 리서치 센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반중 정서는 2020년 79%에서 2022년 82%로 높아졌다. 중국의 패권 도전과 반중 의식 고조 등을 고려할 때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바이든 정부는 표심을 얻기 위해 중국에 대한 공세적인 정책과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수출 통제와 같이 첨단 기술 분야를 포함해 해외에서 조달해야 하는 제품들로 통제 조치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위안화의 기축통화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 제재 가능성도 존재한다. 홍콩자치법에 따르면 세컨더리 보이콧(제재 대상 국가와 거래한 제3국 기업들을 일괄 제재하는 것)을 할 수 있어 사실상 중국 금융기관 제재가 가능하다. 유용딩 중국 사회과학원 선임연구원은 "미중 갈등이 심화될 경우 미국이 중국 해외 자산을 동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중국 은행에 대규모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