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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뉴스1) 박영래 기자 = 8일 완도군 금일읍 척치제가 가뭄 장기화로 저수율이 떨어져 있다.(전남도 제공) 2023.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에 따른 물 부족 위기가 국내외에서 심화하고 있다. 유엔세계기상기구(WMO)는 기후 변화가 세계적이고 지역적인 강수량 변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세계 식량 안보와 보건 상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다.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은 글로벌 물 분쟁 현황을 짚어보고, 물 부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국내의 물 확보 노력을 살펴봤다.
늘어나는 전세계 물 분쟁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외에도 세계 곳곳에서 물로 인한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1970년대부터 낙후된 남동부 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에 22개 댐과 19개 수력발전소를 건설했다. 특히 2020년부터는 상류의 일리수댐을 가동하면서 하류에 위치한 이라크와 시리아로 유입되는 수량이 크게 감소했다.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는 기후변화로 물 부족에 고통받고 있다며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긴급 개입을 호소했다.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에티오피아와 이집트, 수단에 걸쳐 흐르는 나일강도 물 분쟁이 심각하다. 상류에 위치한 에티오피아 정부는 전력 부족 문제 해결과 경제 성장을 위해 2011년부터 길이 1.8km에 이르는 초대형 '르네상스 댐'을 건설해왔다. 하류에 위치한 이집트는 식수와 농업용수 등 90% 이상을 나일강에 의존하고 있어 댐 건설에 따른 물 부족 사태를 우려한다. 댐 건설 막바지에 이르러 물을 채우는 작업을 강행하자 이에 반발한 이집트와 수단은 '나일의 수호자'라는 이름으로 해군과 공군이 참여하는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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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날카자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1일 (현지시간)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스페인 아즈날카자르에 있는 도냐나 국립공원의 못이 바짝 말라 바닥이 갈라진 바닥이 보인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국의 싱크탱크 태평양연구소는 폭력이 수반된 물 분쟁을 3가지 형태로 구분한다. '방아쇠(Trigger)'는 수자원에 대한 접근과 통제를 둘러싼 시위와 폭동이 발생하는 형태다. '무기(Weapon)'는 수자원 및 관련 시스템을 무기화하거나 공격함으로써 피해를 주는 상황이다. '사상자(Casualty)'는 실제 분쟁과 무력 충돌이 발생하거나 수자원 및 시스템이 파괴되고 사상자가 발생하는 형태다.
태평양 연구소에 따르면 물 분쟁은 2000년~2009년 220건, 2010년~2019년 629건이던 것이 2020년~2022년까지 최근 3년 사이 202건이 발생하며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안심 못할 한국의 물 부족 문제 한국도 물 부족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에 따르면 연간 1인당 가용 수자원량이 1700㎥ 이상이면 '물 풍요 국가', 1700㎥ 미만이면 '물 스트레스 국가', 1000㎥ 미만은 '물 기근 국가'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약 1453㎥으로, 물 부족 위험성이 높은 '물 스트레스 국가'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300㎜로 세계 평균의 1.6배이며 수자원 총량은 연간 1323억㎥에 달해 적지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국토의 65%가 산악지형인데다 하천의 경사가 급하고, 하절기에 집중한 호우와 홍수, 태풍 등으로 60%가량이 유출돼 하천의 유량 변동이 심하다. 또 도시를 중심으로 인구 밀도가 높아 1인당 이용 가능한 수자원이 적다.
정부도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물 확보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동안 수자원 개발 정책은 댐이나 저수지를 건설해 용수를 확보하는데 집중됐다. 이로 인해 저수용량 300만㎥ 이상의 댐이 1200여 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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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전남 순천시 주암조절지댐을 찾아 가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3.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근 가장 대표적인 수자원 정책은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한 4대강 사업을 꼽을 수 있다. 4대강 사업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을 정비해 홍수 예방과 수자원 확보, 수질 개선 등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로 추진됐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총 23조 원의 사업비를 들여 4대강 바닥의 토사를 퍼내고 16개 보와 3개 댐을 건설했다.
4대강 사업은 추진 당시부터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보 해체와 유지로 갈등을 겪고 있다. 최근 전문가들은 향후 기후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의 물 부족 문제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이미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국가적 사업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심각한 물 부족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