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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IoT·디지털 트윈…홍수 피해 줄이는 디지털 기술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브랜드 혁신 스캐너 #25 - "홍수 피해 예측 디지털 기술"

김상희 | 2023.07.30 05:00

편집자주 |  머니투데이 지식·학습 콘텐츠 브랜드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새로운 한주를 준비하며 깊이 있는 지식과 정보를 찾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일요일 아침의 지식충전소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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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메랄다스=AP/뉴시스] 5일(현지시각) 에콰도르 에스메랄다스에 홍수가 발생한 후 흙탕물 투성이의 한 주민이 침수된 도로를 걷고 있다. 에스메랄다스주에 12시간 동안 이어진 폭우로 6개의 강이 범람하고 500여 주민이 대피했다. 지금까지 사망자나 실종자에 대한 보고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3.06.06.
폭우로 인한 안타까운 참사와 피해 소식이 연이어 들리고 있다. 저지대, 반지하, 지하차도뿐 아니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까지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 같은 참사와 피해는 하천과 배수로 정비, 시설 관리 등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통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탓이기도 하지만, 지구 온난화에 따라 갈수록 심해지는 이상 기후도 중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예를 들어 그동안 한국의 장마는 장마전선이 여러 지역을 이동하며 비를 나눠 뿌린데 반해,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한 지역에 구름대가 머물며 단기간, 집중적으로 호우를 쏟아붓는 양상이 나타나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차수벽 등 사후 조치는 한계...중요해지는 예측


폭우 등으로 하천이 범람하거나 도로가 물에 잠길 때 할 수 있는 조치로는 차수벽, 차수문 등 넘치는 물을 막아주는 설비를 하는 것이다. 건물 입구 등에 설치한 간이 벽은 일정 수위까지 물이 차올라도 넘쳐 들어오지 않게 막는다.

하지만 차수벽은 설치한 시설에만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광범위한 지역과 국가적인 피해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특히 공장 등에 대규모로 설치한 차수벽은 다른 지역으로 물이 넘치게 해 주변 지역의 피해를 더 키울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차수벽 등 사후적인 조치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게 사전 예측 기술이다. 폭우와 범람 가능성을 미리 파악해 취약 시설물을 보완하고 주민을 대피 시키는 등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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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플러드허브 이미지/사진=플러드허브 캡쳐
이러한 사전 예측에는 디지털 기술이 적극 활용된다.

레이더를 통해 폭풍과 비구름이 어떻게 시작해 발달하는지 관찰하고, 강우 측정기로 특정 위치의 강수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홍수 위험을 예측한다. 물흐름 측정기는 강이나 개울에 흐르는 물의 양과 댐 등으로부터 방출되는 물의 양을 측정해 수위 상승 등의 경보를 적시에 보낼 수 있도록 돕는다.

위성을 활용한 측정은 현장에 설치된 레이더와 측정기 보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바다와 산악, 멀리 떨어진 지역과 같이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과 더 넓은 범위까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게 활용된다. 이밖에 5G 등 첨단 통신망도 주민에게 조기 경보 등을 하기 위한 필수 기술 중 하나다.



AI, IoT, 디지털 트윈...예측 정확도·활용성 높이는 첨단 디지털 기술


최근에는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디지털 트윈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이 적극 활용된다.

구글은 지난해 11월 AI를 활용한 홍수 예측 플랫폼 플러드허브(FloodHub)를 선보였다.

플러드허브는 수문학 모델과 침수 모델을 적용한 AI가 구글 맵에서 홍수가 발생할 수 있는 위치와 시기를 표시해 준다. 수문학 모델은 강수량 등의 날씨 데이터를 처리해 강물 범람 여부를 식별하고, 강 수위에 대한 예측값을 도출한다. 침수 모델은 수문학 모델을 통한 예측 결과와 위성 이미지를 기반으로 범람원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물의 흐름을 시뮬레이션한다. 이를 통해 어떤 지역이 영향을 받을 것인지, 수위가 얼마나 높아질지 등을 예상할 수 있다.

출시 당시 20여 개국이던 플러드허브 서비스 제공 지역은 현재 80여 개 국으로 확대됐다. 신규 지역에는 네덜란드,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홍수 위험 노출 인구 비율 높은 지역들이 포함됐다. 구글은 플러드허브로 전 세계 4억 6000만 명 사람들이 홍수 예측 정보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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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을 통한 홍수 시물레이션/사진=리스본시
IoT도 센서를 통해 지하실, 골목, 하수구 등 접근이 어려운 곳까지 수위, 유속 등을 계산·추적하고 즉각적인 알림을 하는데 활용된다.

현실 세계를 그대로 가상 세계에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은 홍수 피해 지역, 시간 등의 예측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은 다양한 출처의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된다는 점에서 입체적인 이미지만 제공하는 3D 모델과는 다르다. 클라우드 서비스, IoT, 센서, RFID , 스마트폰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실제 특정 지역의 상황을 가상 공간에 동일하게 구현해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다.

가상 세계에서 수문학 모델을 적용한 시뮬레이션을 함으로써 홍수가 발생하기 전에 저수지 배수를 통한 저수용량 확보 등을 선제적 조치할 수 있고, 차수벽과 같은 방재 시설을 사전 설치에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또 가상공간에서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에 조기 경고 메시지 전송도 가능하다.

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는 "홍수 예측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필수적인 기술"이라며 "홍수는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지도자들은 드론, 열화상 카메라, 위성 이미지 등 홍수 위험을 예측하기 위해 많은 분야에서 감지 기술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