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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모닝 키플랫폼>은 22일~24일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리는 15차 브릭스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들과 실현 가능성을 살펴봤다.
신규 회원국가 가입 논의…외연 확장 시도하는 브릭스 이번 브릭스 정상회담는 브릭스 5개국 외에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의 67개국 지도자들과 유엔 사무총장, 아프리카 연합 집행위원장, 신개발은행 총재 등 20여 명의 국제 사회 고위 인사들이 초청을 받아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참가국들은 브릭스의 회원국 확대와 탈 달러화 등의 의제를 다룰 예정이다.
브릭스는 글로벌 금융기업 골드만삭스가 2000년대 들어 빠른 경제 성장을 보인 국가들을 묶어 붙인 이름으로, 넓은 국토 면적과 많은 인구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한 G7 등의 국가 간 협의체에 비해 영향력이 작았다.
따라서 수십 개 국가들을 초청한 이번 정상회담은 브릭스가 새로운 회원국을 가입시켜 세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를 지닌 것으로 해석된다. 브릭스 자체 집계에 따르면 가입을 신청하거나 희망하는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이란, 바레인, 알제리,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 20여 개에 이른다. 이번 정상 회의에서 브릭스는 신규 회원 가입 원칙과 기준, 절차 등을 논의하고 회원국 확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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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국가들/사진=flickr |
다만 인도는 중국, 러시아와 입장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미국에 적대적인 이란 등의 국가가 브릭스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한다. 또 G7이 주도하는 현재 국제질서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새로운 질서가 중국이나 러시아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가면 곤란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브라질 역시 회원국을 확대할 경우 브릭스의 응집력과 위상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다.
미중 패권 경쟁·우크라이나 전쟁…높아진 탈 달러화 요구 이번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회원국 확대와 더불어 달러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도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사실 브릭스 국가들의 탈 달러화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2014년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신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 설립에 합의하면서 브릭스는 달러를 대체할 결제 시스템 개발을 본격화했다.
최근에는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이 위안화를 중심으로 한 공동 통화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해외자금이 동결되고 국제 결제망에서도 퇴출된 러시아도 달러 의존에서 벗어나는 게 절실해졌다. 실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과 러시아는 위안화를 결제통화로 채택하기로 합의했고, 이후 무역거래의 3분의 2가 위안화로 결제되고 있다.
브라질도 지난 5월 중국과 양국 간 교역에서 위안화와 브라질 헤알화를 사용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도 탈 달러화를 강력히 주창하며, 브라질의 전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는 지난 3월 브릭스 신개발은행의 신임 행장에 취임했다.
반면 이러한 탈 달러화 움직에 대해서도 인도는 신중한 입장이다. 인도는 위안화나 공동 통화 중심으로 달러 중심의 체제를 변경하려는 시도가 중국 중심의 구도를 만들려는 것으로 의심한다. 따라서 이러한 방식보다 각국 통화 사용을 늘리는 방식을 선호한다.
영향력 확대, 현실적 한계…사우디 가입시 소정의 성과 이 같은 브릭스의 외연 확장과 탈 달러화 시도가 계속되지만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많은 전문가들은 브릭스의 영향력 확대 가능성을 낮게 평가한다.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브릭스가 괄목할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글로벌 경제에서 약 46조 달러에 이르는 G7의 GDP에 비하면 27조 7000억 달러 수준인 브릭스의 경제 규모는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
탈 달러화 시도도 불가능에 가깝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글로벌 금융거래의 88%가 달러로 이뤄지고 있으며, 각국 외환 보유고의 58%도 달러화가 차지한다.
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한 안보협의체 쿼드의 일원인 인도가 브릭스 국가들과 동조하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는 점도 내부 결속과 글로벌 영향력 확대의 장애요인으로 꼽힌다. 인도가 브릭스와 함께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목표가 있었지만, 중국이 브릭스 체제를 주도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브릭스와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한계가 있는 브릭스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사우디의 신규 가입이 이뤄진다면 일정 부분 성과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사우디는 전통적인 친미 국가인 동시에 최대 산유국으로, 국제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한다. 최근 미국의 바이든 정부와 마찰을 빚으면서 독자적인 외교 행보를 취하고 있는 사우디가 브릭스에 가입할 경우 서방 국가들에 대항할 우군 확보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