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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 후티 반군…이스라엘 지상전 돌입에 확전 우려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글로벌 스캐너 #54_"이-팔 전쟁, 주변 무장 세력 참전 우려"

최성근 김상희 | 2023.11.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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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빔 AFP=뉴스1) 김예슬 기자 = 25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마룬 알-라스 마을에서 이스라엘의 포격으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23.10.25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본격적인 지상전에 돌입하면서 주변 무장 세력의 보복 조치 등 확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선데이모닝 키플랫폼>은 이스라엘의 지상전 이후 헤즈볼라 등 무장 세력들의 참전 가능성을 짚어보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향방을 전망해 봤다.



헤즈볼라, 후티 반군…공격 시작한 무장 세력


레바논 남부에 주둔한 헤즈볼라의 본격적인 참전 여부는 이스라엘이 우려하는 부분 중 하나로, 헤즈볼라는 이미 레바논 국경지대에서 이스라엘과 교전을 시작했다. 1983년에 창설된 헤즈볼라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 정파로, 대전차 미사일, 지대공 미사일, 대함미사일과 드론 등을 갖춰 레바논 정부군까지 위협할 정도의 군사력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2006년 이스라엘과 전쟁을 치른 경험도 있다.

예멘에서 활동하는 후티 반군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반이스라엘 성향의 무장 단체인 후티 반군은 지금까지 이스라엘을 향해 세 차례에 걸쳐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최근 후티 반군의 야히아 사리 대변인은 "팔레스타인 형제들에 대한 공격을 완전히 중단할 때까지 우리는 미사일과 드론을 활용해 공격 수위를 높여나갈 것"이라며 사실상 전쟁 개입을 선언했다.

정규군에 버금가는 전력을 보유한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도시를 향해 드론과 미사일 공세를 퍼부을 경우 이스라엘 전력은 분산되고 방공망도 소진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후티 반군은 홍해를 통한 해상 공격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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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 AFP=뉴스1) 김성식 기자 = 예멘 후티 반군 전투원들이 지난 10월 수도 사나에서 팔레스타인 깃발을 손에 든 채 행진하고 있다. 2023.10.15.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다만 전문가들은 이들 무장 세력의 참전 의지와 위협에도 불구하고 실제 확전까지 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법무법인 율촌의 최준영 박사는 "역사적으로 중동에선 이런 충돌은 비일비재했다"며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한다고 해서 얻는 게 별로 없고 그 결과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제한적인 교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후티 반군이 전쟁을 선포한 것도 하나의 위협에 불과하다"며 "후티 반군을 비롯한 시아파 무장 세력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과 로켓을 쏘는 모습은 반복적으로 있어왔던 일로, 지상작전이 변수가 되겠지만 전쟁이 확전 될 타이밍은 이미 지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전문가들은 이들을 지원하는 이란의 참전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낮게 본다. 무장 세력을 지원, 육성하는 것을 통해 직접 개입이 아니라도 이스라엘과 대리전을 치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이유 외에도 이란으로서도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은 원치 않는 시나리오다. 만약 이란이 참전하면 미국도 뛰어들게 되고 이는 생사를 건 전쟁이 될 수 있다.



와일드카드로 떠오른 러시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본 나라는 러시아다. 국제사회의 관심이 중동으로 향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유리한 입장이 됐기 때문이다. 전쟁 피로감으로 국제사회의 지원이 줄거나 중단되면 우크라이나는 전쟁을 지속할 수 없다. 이로 인해 휴전으로 이어지는 것이 러시아가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로 꼽힌다.

전통적으로 러시아와 이스라엘은 친밀한 관계였다. 개국 초기부터 러시아 출신 유대인들이 대거 이스라엘로 이주하면서 양국 관계는 우호적이었다. 특히 이스라엘은 시리아 대공권을 장악한 러시아의 묵인 아래 시리아 내 친 이란 세력의 군사 시설을 공습하며 견제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란과 러시아가 무기 공급을 매개로 가까워지면서 러시아와 이스라엘 관계가 불편해졌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러시아의 바그너 그룹이 헤즈볼라에 러시아산 SA-22 방공 시스템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헤즈볼라의 거점인 레바논 남부 지대에 러시아산 방공 시스템이 배치된다면 이스라엘군의 공습 작전은 어렵게 된다. 더 나아가 시리아에 대규모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가 이란과 시리아, 헤즈볼라 등을 지원할 경우 이스라엘의 시리아에 대한 공습이 어려워지고 향후 전쟁과 중동 정세는 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안지구, 제2 가자지구 우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가자지구 외에 온건파인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관할 하에 있는 서안지구에도 거주한다. 가자지구에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약 230만 명,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에는 약 330만 명이 있다. 서안지구에서도 이스라엘군 호위 아래 유대인 정착촌이 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폭력사태가 빈번하게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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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말라 AFP=뉴스1) 김예슬 기자 = 18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가자지구 병원 폭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모습. 23.10.18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유엔에 따르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군과 정착민에 의해 숨진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가 120여 명에 달한다. 특히 어린이도 33명 포함됐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에게는 서안지구에 정착한 50만 명 유대인들의 안전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이스라엘 보안군이 잠재적인 무력시위 단속을 위해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서안지구에서 강제 구금하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서안지구에서도 반이스라엘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으며, 이곳에 위치한 무장세력들이 제2, 제3의 테러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재 이스라엘 극우 정부의 정치적 지향점이나 성향을 고려할 때 서안지구의 반이스라엘 무력 세력도 가자지구처럼 강경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