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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제6차 핵실험 관련 북한 조선중앙TV의 중대보도 발표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중대보도를 통해 '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에 완전성공'했으며 김정은이 핵무기 보고를 청취했다고 밝혔다. 2017.9.3/뉴스1 |
미국 싱크탱크 케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수석연구원은 최근 기고문에서 "북핵 통제를 위한 미국의 협상 제의는 굴욕적이겠지만 고도화하는 북한 핵무기의 위협을 현실적으로 막을 수 없다면 어떤 조건이든 북한과의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밴도우 연구원은 북한 핵 위협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새 정찰위성 3개 발사와 드론 제작, 핵무력 강화를 목표로 제시하고 무서운 속도로 무기고를 늘리고 있다"며 "북한은 최소한 45~55개의 핵무기, 어쩌면 그 이상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핵분열 물질을 보유한 핵 보유국이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3년 전 △새로운 핵 능력을 갖춘 잠수함 배치 △전술 핵무기 개발 △단일 미사일 다중 탄두 배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정확도 향상을 발표했다면서 이러한 북한의 핵무기 확장이 언제 중단될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랜드연구소와 아산정책연구원은 북한이 향후 최대 242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중견 핵보유국'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그 절반 수준을 보유해도 의미있는 억지력을 갖게 된다"며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장거리미사일 프로그램과 고체연료 ICBM 개발은 특히 미국에 위협이 된다"고 우려했다.
밴도우 연구원은 북한의 핵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하거나 강제할 수 있는 가능성은 줄어든다고 말한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는 모두 북한의 핵무기나 장거리미사일 보유를 원하지 않지만 비핵화보다는 안정을 더 중요시했고, 북한 정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국제사회의 압력에 반대했다"며 북한의 핵 억지력을 보유를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국은 대만 문제로 반미 정서가 높기 때문에 두 국가 모두 미국 편에 서서 북한 정권과 맞설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미국 정책입안자들은 제재와 집행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반대하고, 북한에 은밀하게 국경을 개방하는 상황에서 대북 제재는 더 이상 실행 가능한 선택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밴도우 연구원은 결국 외교적 협상만이 최후의 수단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아마도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신뢰할만한 핵 억지력을 개발하고 있을 것"이라며 "향후 그가 모든 협상 조건을 결정할 것이며 제재 완화와 핵프로그램의 교환을 제안할 가능성이 높아, 이는 선호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달성 가능한 최선의 결과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확산과 군축에 대한 약속을 거부하지 않고 현실적인 대북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는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칼 베이커의 주장을 인용해 "북핵 프로그램을 수용해선 안되지만 장기적으로 한반도와 세계를 다시 군축의 길로 되돌릴 수 있는 실용적인 억제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북한 핵보유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밴도우 연구원은 "김 위원장은 동북아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사람이 됐고, 미국 정부는 그를 원하는 대로 대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대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북한은 곧 미국 본토 파괴로 위협하는 실행 가능한 핵 억지력을 갖게 될 것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아시아와 그 너머의 안보 구조를 뒤흔들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