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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수요 폭증, 스타트업 유치 위해 韓 전력인프라 늘려야"

[2024 키플랫폼] 총회2 패널토의

유재희 | 2024.04.26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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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덕 키플랫폼 총괄디렉터, 로만 박 블랙마운틴벤쳐스 대표,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 페리 하 드레이퍼 아테나 대표(왼쪽부터)가 26일 영등포구 콘래드서울에서 진행된 '2024 키플랫폼' 총회에서 '코리아콘퍼런스와 함께하는 진격의 K-혁신기업'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해외 스타트업을 유치할 때 중요한 요인으로 전력 인프라가 꼽혔다.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설립 등을 고려해 전력 수급을 우선시할 것이란 진단이다. 또 국내 스타트업이 미국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을 만한 대상으로는 바이오·딥테크 등이 거론됐다. 국내 스타트업이 얼리스테이지(초기단계)에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긍정적인 대목으로 평가됐다.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4 키플랫폼'(K.E.Y. PLATFORM 2024)'의 '총회 2: 코리아 컨퍼런스와 함께하는 K-혁신기업' 패널토의에선 이같은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황종덕 키플랫폼 총괄 디렉터는 전문가들에게 해외 국적 스타트업을 국내에 유치하는 방안에 관해 물었다.

로만 박 블랙마운틴벤쳐스 대표는 충분한 전력인프라가 투자받을 만한 요인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한국 정부의 전력 수급계획을 보면 데이터센터 수요에 비해 전력 수급 증가율이 미미하다"면서 "AI 데이터센터가 전 세계에 세워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족한 전력인프라는 해외 기업들의 선택을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미국의 경우 AI 데이터센터 전력량이 한 자릿수에서 20~25%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러한 전력을 공급받을 대체국을 찾는 수요도 적잖다. 2026년 기준 아일랜드의 전기사용량 3분의 1이 데이터센터가 차지할 수 있다는 추정도 같은 맥락이다.

또 로만 박 대표는 해외 스타트업은 우리나라가 어떠한 리더십을 가졌는지를 판단하고 투자를 결정한다고 했다.

그 예시로 오픈 AI가 일본에 지사를 설립한 이유를 들었다. 그는 "일본은 중국 영향권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인 점, 일본이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선 앞선 만큼 합작사인 피규어 AI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점, 마지막으로 일본이 G7(주요 7개국)의 의장 역할을 하고 AI 정책 관련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 스타트업의 국내 유치는 우리나라의 인구 위기 대응 방안으로도 거론됐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은 "인구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 중 하나가 혁신"이라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나라를 스타트업 등이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고 이민자들이 대거 들어오는 방법"이라고 설했다.

반대로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에서 투자받는 방안도 논의됐다.

유 원장은 "현재 미국의 경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소진해야 하는 압박이 있다"면서 "투자 대상으로 바이오·딥테크 등 기업이 있는데 국내 스타트업들이 얼리스테이지(초기단계)에서 선택받을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페리 하 드레이퍼 아테나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해외에 진출하고 투자받기 위해선 중요한 건 비즈니스 품질, 독립적 아이디어, 인적 네트워크다"면서 "특히 국내 스타트업이 투자받고 싶어 하는 실리콘밸리에선 네트워크를 통해 관계를 맺는다"고 말했다.

정부의 모태펀드 제도에 대한 개선점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유 원장은 "정부 모태펀드가 마중물이 돼 벤처캐피털 200여 개가 10조원 넘는 자금을 활용했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다"면서도 "해외로 진출하면 자금 일부를 회수한다든지 등 제도는 정부가 고민하는 지점이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모태펀드는 역할을 다했으니 발전적 해체를 하고 민간투자를 바탕으로 할 때가 됐다"면서 "기업의 벤처캐피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페리 하 대표는 "정부 모태펀드가 밴처캐피털 업계에 기여해왔고 정부가 뛰어들어 신산업을 이끄는 것도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면서도 "아직도 국내 기업들이 (실물) 서류를 제출하는 등 모습은 정보·기술(IT) 강국에 걸맞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