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
왼쪽부터 민경문 밸류파인더 CEO, 정태흠 Adelphi Ventures 대표, 김재원 반트 AI 최고운영책임자/최고재무관리자, 윤성용 쿨라바이오 최고운영책임자, 이정수 사이노젠 바이오파마 최고비즈니스 책임자가 26일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4 키플랫폼' 총회에서 패널토의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
바이오산업 투자 전문가인 정태흠 아델파이 벤쳐스 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4 키플랫폼'(K.E.Y. PLATFORM 2024) 총회2 2부 패널토의에서 "글로벌 대형 제약사가 국내 회사를 인수합병하거나 인수합병의 전 단계인 지분투자를 한 사례가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 기업은 베스트인클래스라고 해서 기존 약물을 개량해 조금 더 효능이 좋고 독성이 적은 약물을 개발해 라이선스 아웃(기술 이전·판매)을 한다"라며 "그러면 퍼스트인클래스를 지향하는 대형 제약사 입장에선 약에는 관심이 있어도 회사 자체의 역량을 보면 굳이 인수합병이나 지분 투자를 해야하나 의문점이 생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략적 측면에서 회사 내부 신약 개발 역량이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도록 해야 한다"라며 "가장 안타까운 점은 한국 회사의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나 내부 지배구조가 미국 회사에 비해 느슨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과거와 비교하면 굉장히 발전을 많이 했으니 빠른 시일 내 성공 사례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반대로 저평가된 미국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가 사업적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은 펀드레이징 입장에선 쉽지 않지만 투자에는 좋은 시기"라며 "미국 바이오 기업은 역량과 인력 부분에서 굉장히 촘촘하고 밸류에이션도 한국 기업의 1/3~1/5 정도로 저렴하다. 한국 상장사도 쉽지 않은 시기지만 미국 회사 인수합병으로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봤다.
국내 바이오 기업이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부 분야를 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재원 반트AI 최고운영책임자 겸 최고재무관리자는 "AI도 분야가 너무 많기에 모든걸 다 할 수는 없다. AI라고 무조건 잘 봐주는 시대도 지났고 각 세부 분야에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라며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이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이해하고 결정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
왼쪽부터 민경문 밸류파인더 CEO, 정태흠 Adelphi Ventures 대표, 김재원 반트 AI 최고운영책임자/최고재무관리자, 윤성용 쿨라바이오 최고운영책임자, 이정수 사이노젠 바이오파마 최고비즈니스 책임자가 26일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4 키플랫폼' 총회에서 패널토의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
윤 최고운영책임자는 "레드바이오는 리턴이 크지만 리스크도 크다. 임상 1, 2, 3상을 거치면서 신약이 시장에 출시될 때까지 많은 난관이 있다"라며 "그에 비해 그린바이오는 같은 기술적 완성도를 적용할 수 있음에도 규제의 허들이 훨씬 낮다. 기업 규모가 크든 작든 매출을 낼 수 있는 캐시카우를 빨리 잡고 싶으면 좋은 사업 기회"리고 설명했다.
성공적인 라이선스 아웃을 위해서는 본인이 가진 경쟁력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정수 사이노젠 바이오파마 최고비즈니스책임자는 "다른 기업과 차별화돼 자신만만하게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이 무엇인지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2년 전부터 150여개 회사와 미팅을 했지만 90~95%가 자신이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는지 뚜렷하게 발표하지 못했다. 자기 자신을 잘 봐야 한다"고 했다.
대형 제약사의 관심사는 계속 변해가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 최고비즈니스책임자는 "빅파마는 한 곳이 시작하면 다른 회사가 다 따라한다"라며 "이를 결정하는 사람이 연구개발 책임자인데 빅파마 10곳 중에 4~5곳이 트렌드가 되는 기술을 사서 성공하면 시도조차 안 했던 연구개발 책임자는 할 말이 없다. 이처럼 트렌드를 따라가야 한다는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또래 집단의 압력)이 있는 편"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