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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흠 Adelphi Ventures 대표가 26일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4 키플랫폼' 총회에서 '바이오 혁명 시대의 확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
정태흠 Adelphi Ventures 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4 키플랫폼(K.E.Y. PLATFORM 2024)' 총회2에서 '바이오 혁명 시대의 확장'을 주제로 발표했다.
정 대표는 "글로벌 바이오업계의 M&A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앞으로 라이센스 인·아웃(기술을 사고 파는 것)을 넘어 M&A 역량을 키워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역사적 흐름을 짚으면서 빅파마(big pharmacy·거대 제약회사)와 바이오테크 업계가 모두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대표의 발표에 따르면 1974년에 있었던 상위 15개의 글로벌 빅파마 중에 6개만 남았고 나머지는 합병이 되거나 사라졌다. 2027년까지의 전망도 순위가 계속 바뀌고 있다.
제약회사들의 약품 특허가 만료되면서 각 회사의 매출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정 대표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제약회사 머크(Merck)사는 항암치료제 '키트루다'의 특허가 2028년에 만료되면 더 이상 해당 약으로 이전만큼 매출을 올릴 수 없게 된다. 항암치료제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여러 바이오사가 바이오시밀러(동등생물의약품) 개발에 착수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빅파마가 연구를 지속해서 자체적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것만도 능사는 아니다. 빅파마가 신약을 개발했을 때 얻는 수익률은 2022년 0.6% 그쳤다.
정 대표는 글로벌 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파이프라인이 M&A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허가받은 138개 신약을 분석해보니 존슨앤드존슨, 다케다, 사노피 등 유수 제약회사 중 내부에서 개발한 약이 단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보시다시피 제약회사들이 라이센스인을 할 수밖에 없다"며 "라이센스인과 M&A 시장이 아주 적극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정 대표는 빅파마와의 M&A가 올해부터 더욱 활성화 될 것 으로 전망했다. 상위 18개의 빅파마가 700조 원이상의 실탄을 보유중이고 기존 블록버스터의 특허는 계속해서 만료돼 내부에서 개발 중인 후보물질이 생각보다 취약하다는데 근거를 뒀다. 따라서 항암제, 면역 분야에서 적극적인 M&A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존슨앤드존슨, 노바티스, 사노피, 브리스톨마이어스퀴브(BMS) 등이 가장 활발히 바이오기업들의 파이프라인에 관심을 가질것을 예상했다. 정 대표는 몇몇 빅파마들은 2015년 이후 내부 연구개발로 허가를 받은 신약이 전무한 상태라는 네이처지의 논문을 인용해 작년부터 활성화된 빅파마-바이오텍 간의 M&A가 올해는 더욱더 활성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대표는 한국의 바이오 회사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선 '다음 페이즈(단계)'를 준비할 것을 촉구했다. 현 시점에서는 K-바이오가 수익성의 '밸런스'를 위해 라이센스 아웃을 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제약회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K-바이오를 비교하며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1996년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의 가치에 불과했지만 2013년에 1000억 달러(약 130조 원)까지 몸집을 키웠다"며 "자체적으로 페이즈를 발전시키면서 임상실험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고 에이즈 신약과 같은 블록버스터를 판매하면서 빅파마의 반열에 올랐다"고 했다.
끝으로 정 대표는 "K-바이오가 페이즈2, 3를 바라봐야 한다"며 "클리니컬 트라이얼(clinical trial·임상실험), M&A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굉장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회사를 분석할 때 이런 관점에 대해 유의 깊게 본다면 굉장히 재밌는 분석과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