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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서 기회 찾는다…글로벌 협력 체계 균열 속 틈새 노려야"

[2025 키플랫폼] 총회1-대담2, '퍼시픽 포에두스의 신(新) 북방전략'

채태병 | 2025.04.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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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소니 킴 헤리티지재단 국제경제 선임연구원 및 국제협력매니저, 릴리아나 슈미에흐 루도비카 공공서비스 대학교 국제협력처장, 오카다 히데키 일본 해외 교통 및 도시개발 인프라 투자공사 사업개발 총괄, 이무혁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투자지원정책실장이 24일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진행된 '2025 키플랫폼' 총회에서 '퍼시픽 포에두스의 신(新) 북방전략'에 대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기존 글로벌 협력 체계에서 균열이 생기는 레거시 크래킹 상황 속에서 새로운 협력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틈이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5 키플랫폼'(K.E.Y. PLATFORM 2025) 총회1의 두 번째 대담에 참여한 국제 관계 및 투자 전문가들은 기존과 다른 새로운 국가 간 실용적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대담의 주제는 '퍼시픽 포에두스의 신(新) 북방전략'이었다. 퍼시픽 포에두스란 고대 로마의 강력한 동맹 체계였던 포에두스를 표방해 대한민국과 미국, 일본 등이 태평양 동맹 시스템을 다자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앤소니 킴 헤리티지재단 국제경제선임연구원이 좌장을 맡아 진행했으며, 패널로는 릴리아나 슈미에흐 루도비카공공서비스대학교 국제협력처장, 오카다 히데키 일본해외교통도시개발사업지원기구(JOIN) 사업개발 총괄, 이무혁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투자정책지원실장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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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아나 슈미에흐 루도비카 공공서비스 대학교 국제협력처장이 24일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진행된 '2025 키플랫폼' 총회에서 '퍼시픽 포에두스의 신(新) 북방전략'에 대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레거시 크래킹, 즉 기존 글로벌 협력 체계에서 균열 조짐이 보이는 것에 대해 패널들은 "긍정적으로 보면 균열로 인해 새로운 경제 협력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틈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각 나라가 새로운 형태의 실용적 협력 상대를 찾아 나설 때 한국이 중요한 파트너로 부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슈미에흐 처장은 한국과 동유럽, 중앙유럽의 관계에 대해 의견을 냈다. 그는 "유럽의 국가들에게 한국은 안보 강화와 관련한 아주 중요한 파트너"라며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동유럽에게 한국은 손을 내밀어야 할 글로벌 플레이어로 보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은 동유럽이나 중앙유럽의 경제 또는 안보 인프라를 혁신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유럽 전역을 방문해 여러 관계자와 소통해 보면, 트럼프 2기 시대를 맞이해 가시적인 프로젝트를 출범할 능력을 갖춘 아시아 국가로서 한국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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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다 히데키 일본 해외 교통 및 도시개발 인프라 투자공사 사업개발 총괄이 24일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진행된 '2025 키플랫폼' 총회에서 '퍼시픽 포에두스의 신(新) 북방전략'에 대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오카다 총괄은 "일본에서도 한국을 중요한 글로벌 파트너로 보고 있다"고 강조한 뒤 일본의 해외 투자 사례와 방향성에 대해 밝혔다. 그는 "과거의 일본은 해외 투자 사업에 나설 때 모든 것을 일본이 담당하고자 했다"며 "하지만 최근의 일본은 혼자 모든 분야를 담당하긴 어렵다는 걸 느꼈고, 그런 맥락에서 다른 국가나 민간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일본은 이웃인 한국을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나라로 보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한국을 좋은 파트너로 판단하고 함께 발을 맞춰 세계의 해외 투자 시장에 나서는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의 해외 투자 방향성에 대해선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인 아세안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여러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흥미로운 시장으로 떠오른 아프리카 지역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은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안전성이 담보될 때만 아세안 지역에서 도시개발 위주 투자에 나섰는데, 요즘은 과거보다 조심스러운 분위기는 많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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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혁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투자지원정책실장이 24일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진행된 '2025 키플랫폼' 총회에서 '퍼시픽 포에두스의 신(新) 북방전략'에 대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 실장은 일본과 유럽 등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 체계 구축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그는 "많은 전문가가 세계를 하나의 체스 보드에 비유하는데, 저는 세계를 바둑에 비유하고 싶다"며 "인프라는 바둑알 하나와 같은데, 알이 하나만 있으면 아무 의미가 없으나 여러 개가 모이면 집을 형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둑에서 집이 생겼다는 것을 글로벌 시장에 대입해 보면, 경제 또는 안보 회랑 하나가 연결된 것"이라며 "즉 하나의 협력 네트워크가 만들어진 것이고, 이 체계가 형성됐다면 이후 여러 방향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실장은 한국의 해외 투자 방향성에 대해 "일본과 마찬가지로 아세안 지역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도 "가장 관심을 가지는 곳은 동유럽과 중앙유럽"이라고 했다. 그는 "폴란드에 전차 등 방산 관련 수출을 이미 진행했고, 우크라이나 옆에 있는 루마니아 등도 협업할 수 있는 지역으로 판단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 실장은 인공지능(AI)과 IT 기술 등이 접목된 한국의 스마트시티 콘셉트를 유럽에 적용하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동유럽에는 개발 단계가 낮은 지역이 아직 많이 있어 여러 프로젝트 추진이 가능해 보인다"며 "실제 한국형 스마트시티 적용 관련해 유럽에서 지원서가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