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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준 롯데 홀딩스 헬스케어 & 바이오파마 CVC 매니징 파트너가 25일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진행된 '2025 키플랫폼' 총회에서 '일본 바이오테크의 문학전 DNA: 과거 , 현재와 미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chmt@ |
"한·일 양국이 같은 문제를 직시한 만큼 힘을 합치면 미국에 뒤지지 않는 동아시아의 새로운 이노베이션(혁신)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백현준 롯데홀딩스 헬스케어&바이오파마 CVC 매니징 파트너는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5 키플랫폼'(K.E.Y. PLATFORM 2025)에서 "한국의 기업가와 일본의 과학기술을 접목한다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백 파트너는 이날 일본의 문화적인 특징을 소개하고 한국과 일본의 발전 방향성을 제시했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백 파트너는 일본이 2000년대 기초과학을 꽃피웠으나 점차 혁신 동력을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예컨대 1989년도에는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 중에 14개가 일본 기업이었으나 지금은 단 한 곳도 없다.
그는 한국과의 협력으로 새로운 에코시스템(협력 체계)을 만든다면 양국 모두에게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일본에서 많은 스타트업과 창업자를 매칭하는데 행사에 참여하는 90~100%가 일본 사람"이라며 "한국 기업가들의 더 강한 도전정신과 벤처 경영에 필요한 추진력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백 파트너는 이 과정에서 산업계·정부·학계의 활발한 협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단, 정부가 앞장서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정부는 혁신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준 뒤 물러나야 하고 학계와 산업계가 무대에서 뛰놀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 차원에서 산업의 시스템과 환경 등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진단이다.
그는 가장 먼저 산업화 시기의 교육시스템을 변화의 대상으로 꼽았다. 한국과 일본이 '모범직원 양성소' 같은 정형화된 교육 시스템을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처럼 특별한 역량과 창의성을 가진 '괴짜' 인재를 발굴해야 한다고 했다. 투자 환경도 미국과 중국에 비해 뒤처지다 보니 미래 전략을 세우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또 산업계와 학계, 벤처를 위한 조언도 내놨다. 특히 기초과학에 탄탄한 토대를 쌓아야 시대의 흐름에 맞게 방향 전환도 빠르게 할 수 있다고 했다. 과거 일본의 바이오는 소분자 약물에는 두각을 드러냈지만 그 외에는 약하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탄탄한 기초과학 덕분에 혼조 다스쿠 박사는 '옵디보'라는 항암 게임체인저를 내놨고 다이이찌 산쿄 제약회사는 표적 항암제(ADC) '엔허투'를 개발했다.
다만 새 시스템을 만드는 방식이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보스턴을 표방하는 식이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들이 성공적인 과학기술·산업 발전의 요람이지만 고유의 역사와 지식, 경험과 인적자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그것을 모방하지 않고 개성이 담긴 특별한 에코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백 파트너는 "일본은 과학적 역량이 있으나 참신함과 창의력은 미국을 따라가지 못하고, 한국도 빠른 실행 시스템이 있지만 중국의 패스트 팔로잉 전략에는 미치지 못한다"라며 "양국이 문화가 다르지만 직면하고 있는 이노베이션의 과제는 아주 유사하므로, 서로 부족함을 보완하고 강점을 살리는 협업을 통해 독창성을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