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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6년, 알고리즘 기반 신약 통합 시대 열릴 것"

하수민 | 2025.04.2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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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흠 아델파이벤쳐스 대표가 25일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진행된 '2025 키플랫폼' 총회에서 '바이오 알고리즘 시대: 1조달러 기업의 탄생 조건'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병의 진단부터 신약보험, 환자 관리까지 하나로 통합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정태흠 아델파이벤쳐스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콘레드 호텔에서 진행된 '2025 키플랫폼'(K.E.Y. PLATFORM 2025) 총회2에서 이같이 전망하며, 제약산업의 미래 지형 변화를 짚었다.

그는 강연에서 제약 산업을 크게 네 개 시기로 구분했다. 1980년부터 2010년까지는 '빅파마 시대', 2011년부터 2021년까지는 '전문화의 시대', 이후 현재는 하나의 약물이 다양한 적응증에 쓰이는 '폴리 인디케이션 시대'라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비만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GMP-1의 성공 사례를 들며 "이제는 하나의 약이 여러 질환을 해결하는 새로운 접근이 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제약과 IT 산업 간 본질적인 차이점도 지적했다. 그는 "IT 기업들은 네트워크 효과와 데이터 기반 해자(moat)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키우지만, 제약업계는 특허 만료와 낮은 성공률로 인해 동일한 구조를 구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오 산업이 1조 달러 가치의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생산자가 단절돼 있는 현재의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 대표는 "진단, 약물 개발, 보험, 환자 관리가 하나로 수직 통합된 플랫폼 기업이 미래 산업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에는 각각의 과정이 분리돼 있었지만, 앞으로는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질병의 진행을 예측하고, 맞춤형 약물과 보험, 치료 관리까지 제공하는 일체형 시스템이 등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가장 근접한 사례로는 스위스의 글로벌 제약사 로슈(Roche)를 들었지만, 진단과 치료의 완전한 통합은 아직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와 같은 통합 모델을 누가 실현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며, 기존 제약 기업뿐 아니라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IT 기업이 바이오 산업에 진출해 새로운 주역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끝으로 정 대표는 한국 제약기업들을 향해 "단순히 약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말고, 디지털 알고리즘과 진단 기술을 통합하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면서 "지금은 위기이지만 동시에 1조 달러 바이오 기업이 나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